美 ‘스타’ 주교 “역겨운 조롱” 규탄…개최국 프랑스 주교회도 “깊은 유감”
‘참가 제한’ 러 정교회도 비난 가세…개회식 예술 감독 “포용성 의도” 해명
26일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공연 장면을 놓고 가톨릭계와 보수계가 “역겨운 조롱”이라며 맹비난하고 있다.
27일 미국 보수 매체 폭스뉴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소셜미디어(SNS) 및 방송 활동으로 인지도가 높은 ‘스타’ 종교인이자 미네소타주 위노나·로체스터 교구장인 로버트 배런 주교는 전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동영상을 올려 개회식에서 여장 남자(드래그퀸) 공연자들이 ‘최후의 만찬’ 속 예수의 사도로 등장한 장면을 비판했다.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예수가 체포되어 죽음을 맞이하기 전 마지막으로 사도들과 저녁 식사를 하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이날 개회식 공연에서는 긴 식탁 앞에 푸른 옷을 입은 여성 주위로 드래그퀸 공연자들이 모여 서 있는 모습으로 이 그림을 패러디한 장면이 연출됐다.
프랑스 특유의 풍자와 해학, 다양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종교적 감수성을 지나치게 무시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배런 주교는 이날 X에 올린 영상에서 해당 장면에 대해 “최후의 만찬에 대한 이 역겨운 조롱 외에 내가 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이냐”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배런 주교는 이후 폭스뉴스에 보낸 성명에서 해당 장면이 “역겹고 경박한 조롱”이라고 재차 비판하면서 전 세계의 가톨릭교도들이 비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러한 풍자는 서방의 기독교가 너무 수동적이고 약한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우리 기독교인과 가톨릭 신자들은 저항해야 한다.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림픽 주최국인 프랑스의 가톨릭계도 유감을 드러냈다.
독일 DPA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주교회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올림픽 개회식에 “불행하게도 기독교에 대한 조롱과 조소의 장면들이 포함되어 있었다”면서 “이에 대해 우리는 깊은 유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프랑스 주교회는 문제 삼은 장면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으면서도 “오늘 아침 우리는 특정 장면의 지나침과 도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대륙의 기독교인들에 대해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의 보수 공화당원인 발레리 보이어 상원의원은 해당 장면이 “기독교인들을 조롱하는 것을 목표로 한 우리 역사의 장면”이라고 비판했다.
독일 주교회도 파리 올림픽 개회식이 “인상적인 개회식”이었다면서도 “‘퀴어(성소수자) 성찬식’은 최악의 장면이었으며 완전히 불필요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비난에 파리 올림픽 조직위는 개회식의 의도는 생각할만한 화두를 던져주는 것이었다면서 개회식을 담당한 예술 감독의 의도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회식 예술 감독을 맡은 배우 겸 예술 디렉터 토마 졸리는 해당 장면의 의도는 “결코 공분을 불러일으키려는 것이 아니었다”면서 포용성을 강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으로 올림픽 참가가 제한된 러시아 내 정교회도 이번 개회식에 쓴소리를 던졌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자신의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이번 개회식이 기독교인들에 대한 조롱을 만들어냈으며 “퀴어 퍼레이드”였다고 비난했다.
러시아 정교회 대변인도 “과거 유럽 문명의 기독교 수도 중 하나였던 곳에서 문화적, 역사적 자살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