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거짓말 30개 넘어” 美 언론 검증에도 의미 축소
NYT, 바이든 사퇴 촉구하며 “트럼프도 자격 없어” 비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첫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사실과 다른 주장을 30번 넘게 했다는 미 언론의 비판에도 공화당은 침묵하거나 “늘 해오던 주장”이라며 감싸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 진보 언론은 토론에서 고령 리스크가 부각된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사퇴를 촉구하는 동시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거짓말을 일삼고 민주주의를 해치는 자격 없는 후보라는 비판을 가했다.
지난 달 30일 미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공화당의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주지사는 이날 미 NBC ‘미트 더 프레스'(Meet the Press)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토론에서 거짓말을 쏟아냈다는 주장은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통령 러닝메이트 후보군이기도 한 버검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짓말을 그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이 모든 주장이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며 “그가 지난 목요일 밤 (TV 토론에서) 한 모든 말은 이전에도 했던 이야기다. 즉, 이는 뉴스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진행자인 크리스틴 웰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토론에서 한 “민주당은 태어난 이후의 유아를 살해하려고 한다”는 등의 거짓 주장을 나열하며 재차 질문했지만, 버검 주지사는 민주당의 낙태 정책을 언급하며 답변을 피했다고 더힐은 전했다.
이전에도 과장되거나 사실이 아닌 주장을 펼친다는 지적을 자주 받아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달 27일 TV 토론에서 최소 서른 번의 거짓말을 했다고 미 CNN 방송 등은 집계했다.
토론을 주최한 CNN의 팩트체크 팀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에서 ‘현재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다’, ‘유럽연합(EU)은 미국 자동차 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내 재임 기간 이란은 하마스나 테러를 위한 돈이 없었다’는 등의 사실이 아닌 주장을 펼쳤다.
CNN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짓말 중 대부분은 그가 이전에도 유세 연설 등에서 해왔던 것이지만, 미국의 재정이나 무역 적자에 관한 주장 등은 새로운 거짓말이었다고 짚었다.
이러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짓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공화당의 태도에 NYT는 토론 다음 날 게재한 사설에서 “공화당이 전날 토론에 대해 더 깊은 자기반성에 임하지 않는 것은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전날 토론에서 드러난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리스크’를 주로 다루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토론은 그 자체로 부적격으로 간주 돼야 한다”고 양측 후보를 동시에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자신과 상대방이 한 행동과 세운 기록들에 대해 뻔뻔하게,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했다. 그는 미국 경제와 시민적 자유를 해치고 미국과 다른 국가들 간의 관계를 흔들 계획을 묘사했다”며 “그는 대선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약속을 거부했으며, 1·6 국회 난입 사태를 촉발했던 종류의 수사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