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시구 오른손으로 포구…”코리안데이 못 뛰어 아쉬워”
“한국 문화유산의 밤인데 부상 중이어서 아쉽네요”
부상 중인 미국 메이저리거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6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홈구장인 오라클 파크 마운드에 모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이정후는 이날 시카고 컵스와 홈 경기에 앞서 구단이 마련한 ‘한국 문화유산의 밤'(Korean Heritage Night)을 맞아 아버지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의 시구를 포구했다.
올해 MLB에 진출한 이정후는 지난달 1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벌인 신시내티 레즈와 홈 경기 1회 초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타구를 잡고자 뛰어올랐다가 펜스에 강하게 부딪혀 어깨를 다쳤다.
왼쪽 어깨에 ‘구조적인 손상'(structural damage)이 발견돼 지난 4일 수술을 받았고, 결국 이번 시즌에 경기를 뛸 수 없게 됐다.
왼쪽 어깨 수술을 한 탓에 이정후는 오른손에 글러브를 끼고 아버지가 던진 공을 잡았다.
이정후, 아버지와 ‘사이좋게’(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경기 전 더그아웃에서 만난 이정후는 유쾌한 성격답게 밝은 모습이었다.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기도 하고 기념 촬영도 했다.
이정후는 아버지 이종범의 공을 많이 받아봤지만, 오라클 파크에서 현지 팬들 앞에서 시구를 받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는 “처음 해보는 것이어서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부상 상태에 대해 그는 “많이 좋아져 재활을 잘하고 있다”며 “지금은 보조기를 착용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애리조나가 아닌 샌프란시스코에서 재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정규 시즌 이외에는 스프링 캠프가 있는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대부분 훈련하기 때문에 당초에는 이정후의 재활도 애리조나에서 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어 이날 경기가 ‘한국 문화유산의 밤’으로 치러지는 데 대해 “부상 중이어서 아쉽다”며 “내년부터는 경기를 뛰면서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선수가 있는 것과 없는 상태에서 이 행사를 하는 것은 다른데 구단이 많이 신경 써준 것 같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이정후는 “한인 팬들이 많이 경기장에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잘 회복해서 내년부터는 꼭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