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인터뷰서 “이스라엘은 러시아와 달라 참가 제재 안해”
가자지구 공습한 이스라엘 선수단 제재 가능성엔 선 그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올림픽 기간 우크라이나, 가자지구의 전쟁이 멈추길 바란다면서도 “IOC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흐 위원장은 19일 공개된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분명 휴전을 원하지만 현실적이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림픽 스포츠는 전쟁이나 평화에 관해 결정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며 “100만 번도 더 강조하지만 우리는 정치 단체가 아니다. 우리의 가치에 충실하고 살아남기 위해선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올림픽 헌장은 인류 평화 유지와 인류애 공헌이란 목적에 맞게 스포츠의 정치적 이용을 금지한다.
앞서 유엔은 지난해 11월 파리 올림픽·패럴림픽 기간 휴전 결의안을 채택했다. 당시 러시아 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고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지만 전선에서 러시아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러시아 선수의 올림픽 참가 배제에 대해선 “보이콧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올림픽 헌장을 위반한 사람에 대한 제재에 비타협적이지만 헌장을 위반하지 않은 이들을 보호하는 데도 마찬가지로 비타협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는 자국 정부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없다”며 “그런 정부의 행동을 지지한다면 제재받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른 모든 이와 동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IOC는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침공 조력국인 벨라루스 선수의 경우 개인 중립 자격으로만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게 허용했다.
바흐 위원장은 이들 두 나라 선수의 올림픽 개막식 참가 여부는 “19일과 20일 열리는 IOC 집행위원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가자지구를 공격하는 이스라엘의 선수도 중립 자격으로 참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엔 “러시아 올림픽위원회와 달리 이스라엘 올림픽위원회는 올림픽 헌장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 올림픽위원회는 러시아 정부가 점령한 우크라이나의 루한스크나 도네츠크 지역 출신 선수 역시 러시아 선수여야 한다고 말한다”며 “이는 올림픽 헌장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올림픽 세계에서는 정치권에서 말하는 ‘두 국가 해법’처럼 지난 30년 동안 이스라엘 올림픽위원회와 팔레스타인 올림픽위원회가 공존해 왔다”며 “어느 쪽도 상대방에 대한 제재를 요청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바흐 위원장은 “상황은 비극적이고 위중하지만 두팀 모두 파리 올림픽에 참가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스포츠는 평화와 화해의 원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