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중부 지방에서 카르텔의 갈취와 폭력에 맞서서 무장한 주민들과 갱단원간 총격전이 벌어져 최소 14명이 사망했다.
10일(현지시간) 멕시코 일간지 엘우니베르살과 레포르마 등에 따르면 멕시코주 경찰은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남서쪽으로 약 130㎞ 떨어진 텍스칼티틀란 마을에서 일어난 유혈 사태로 주민 3명과 갱단원 11명이 숨졌다고 전날 발표했다.
지난 8일 발생한 것으로 확인된 이번 사건은 악명 높은 전국구 카르텔인 ‘파밀리아 미초아카나’ 조직원들이 농가를 중심으로 반복적으로 일정액의 상납을 요구한 게 발단이 됐다.
주민들로 구성된 자경단이 자신들을 찾아온 갱단원들에 맞서면서 총격전이 벌어진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챙 넓은 전통 모자(솜브레로)를 쓴 멕시코 주민들이 소총과 낫 등을 들고 갱단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뒤를 쫓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유되기도 했다.
경찰은 사망자 중에 ‘엘 파사요'(광대)라는 별명을 가진 파밀리아 미초아카나 지역 수장, 리고베르토 데라 산차 산티얀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또 갱단원이 기르던 것으로 추정되는 원숭이(거미원숭이) 한 마리도 죽은 채 발견됐다. 이 원숭이는 작은 검은색 방탄조끼를 입고 흰색 기저귀를 차고 있었다고 엘피난시에로는 전했다.
94년 만에 좌파 후보로서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집권당(국가재건운동) 소속 델피나 고메스 멕시코주 주지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질서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음을 주민께 말씀드린다”며 “이와 같은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내년 대선에서 우파 연합 후보로 출마하는 소치틀 갈베스 후보는 ‘총알 아닌 포옹’을 강조하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치안 전략을 비판하며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시골 주민을 버려두고 있다”고 힐난했다.
파밀리아 미초아카나는 멕시코주 인근 게레로주 등지에서 다른 라이벌 갱단과의 분쟁 과정에서의 살인·상해·납치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르며 당국의 강력한 단속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토톨라판 시청사 등에 대한 총기 난사로 당시 시장을 포함해 20여명이 숨진 사건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