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정상화에 내구재 가격 안정화…모건스탠리, 내년 9월 1.8% 전망
미국에서 승용차와 가전제품 등 내구재의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목표인 인플레이션 2%대 달성에 대한 희망도 확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미 상무부가 최근 공개한 10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보고서 분석 결과 내구재 가격이 전년 대비 5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분야별로는 10월 자동차와 부품 가격이 전년 대비 1.5% 하락했고, 가전제품 등의 가격은 2.2% 떨어졌다.
특히 개인용 컴퓨터 등 오락 용품의 가격은 4.3%나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WSJ은 상품의 가격 하락은 경기 침체의 신호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최근 계속되는 내구재의 가격 하락은 미국 경제가 정상화됐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봐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소속 경제학자 애덤 샤피로의 연구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상승한 미국 물가의 절반가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각 분야의 공장 가동 중단과 물류 대란 등의 공급망 문제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문제가 됐던 공급망이 정상화되면서 가격도 함께 안정화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1분기엔 반도체 수급 문제로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13%나 급등했다.
그러나 현재는 생산량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고, 자동차 가격은 3월 이후 사실상 변동이 없는 상태다.
스위스의 투자은행 UBS 소속 경제학자인 앨런 데트마이스터는 “물가를 끌어올린 이유가 공급 문제였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면 물가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떨어지는 자동차 가격은 내년에도 미국 물가의 하방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UBS는 내년 4분기에 미국 물가 상승률이 1.7%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모건스탠리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 및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상품들의 가격 하락은 내년 중반까지 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근원 상품 가격 하락 폭이 서비스 분야의 가격 상승 폭을 상쇄할 정도이기 때문에 내년 9월에는 물가 상승률이 1.8%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한편 연준은 물가 상승률 2% 복귀 달성 시점에 대해 2026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보수적인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