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고령 업무수행에 의문 제기
내년 미국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선 이례적으로 주요 여론조사에서 상대당의 유력 후보에게 모두 밀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미 CNN과 NBC 방송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 11월 치러지는 대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큰 공화당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다.
18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CBS뉴스와 CNN, 폭스뉴스, 마켓대 로스쿨, 퀴니피액대 등 주요 5곳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이 바이든 대통령을 2~4%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NBC 방송도 지난 10~14일 미 전역의 등록 유권자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오차범위 ±3.1%)의 가상대결에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이 44%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6%)에게 2% 포인트 뒤졌다고 19일 보도했다.
이처럼 비록 오차 범위 안이기는 하지만, 현직 대통령이 주요 여론조사에서 경쟁자에게 모두 밀리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지난 80년간 미국 대선을 1년가량 앞둔 시점에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는 현직 대통령이 평균적으로 10%포인트 조금 넘는 차이로 앞섰다고 CNN은 전했다.
여기에는 1943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이후 거의 모든 현직 대통령이 포함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록 격차는 작지만,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우위를 점한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주목할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의 고전을 놓고 민주당 내 분열을 이유로 드는 시각도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은 진보 성향 인사들로부터 비판받고 있다.
실제로 NBC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들 가운데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이 정당하다’는 답변은 27%인 반면에 51%는 ‘과도하다’고 답변했다.
또 응답자의 55%가 미국의 대(對)이스라엘 군사지원을 지지했으나 민주당 지지자의 절반 가까이(49%)는 이런 지원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진보적인 유권자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볼 때 이념보다는 경제와 나이 문제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처지는 이유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중 80세인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이달 초 발표된 미 일간 뉴욕타임스와 시에나칼리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했던 조지아 등 6개 주의 유권자 71%가 그가 유능한 대통령이 되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답변했다. 2020년에 이같이 답한 유권자 36%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이는 77세로, 대통령직 수행에 대한 거부감이 바이든 대통령보다는 훨씬 적은 편이다.
한편, NBC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는 40%로,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이 방송의 역대 조사에서 가장 낮았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도 57%로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특히 18~34세 젊은층의 지지율이 급락해 지난 9월 조사에선 46% 지지를 받았지만 이번엔 3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선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의 부상이 NBC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8%의 지지율로 압도적인 가운데 한때 ‘트럼프의 대항마’로 불렸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18%, 헤일리 전 대사 13%, 나머지 후보는 3% 이하였다. 특히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 9월 조사(7%)보다 지지율이 두 배 가까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