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 물가 상승률 3.2%로 4개월 연속 둔화…9월 금리 인하 기대 부응
주거비, 지수상승 90% 기여하며 물가 발목…시장, 금리 인하폭에 관심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문가 예상을 밑돌며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면서 시장의 관심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언제 금리 인하를 개시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금리를 내리느냐에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 노동부는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고 14일 밝혔다. 전월과 비교해선 0.2%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연간 상승률이 2%대에 진입한 것은 물가 상승이 본격화하기 직전인 지난 2021년 3월(2.6%) 이후 3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전월 대비 0.2% 각각 상승했다.
근원 CPI 연간 상승률은 지난 3월 3.8%를 보인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며 지난 2021년 4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대표지수의 연간 상승률은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0%)를 밑돌았으며, 그 외 대표지수의 전월 대비 상승률과 근원지수 상승률은 모두 전문가 전망치에 부합했다.
중고차 가격이 지난 6월 전월 대비 1.5% 하락한 데 이어 7월 들어 2.3% 하락하며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에 기여했다.
항공료도 7월 들어 전월 대비 1.6% 하락해 6월에 이어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를 견인했다.
반면 주거비 가격이 전월 대비 0.4% 오르며 전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의 90%를 기여했다. 주거비는 CPI 가중치의 35%를 차지해 CPI 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에너지 가격은 앞선 5∼6월 전월 대비 하락했다가 7월 들어선 보합에 머물렀다.
7월 미국의 고용 상황이 악화했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자 시장은 오는 9월 17∼18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연준이 금리 인하를 개시할 것을 기정사실로 하고 있다.
7월 소비자물가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둔화세 지속이 확인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금리를 얼마나 내리느냐에 쏠리고 있다.
월가 일각에선 경기둔화 위험을 고려해 연준이 9월 회의에서 통상적인 0.25%포인트 인하가 아닌 ‘빅컷'(0.50%포인트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이날 연준이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확률을 58.5%, 0.50%포인트 낮출 확률을 41.5%로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