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여마리 ‘들개천국’된 칠레 관광지…관광객 물려 숨지기도

주민들 불안감 호소에 자치단체, 소탕 추진…일부 논란도

사막 투어로 유명한 남미 칠레 한 관광지가 들개들에 점령(?)당했다.

특히 들개들이 사람을 공격해 관광객과 주민이 물려서 죽거나 다치는 사고까지잇따라 발생하자, 자치단체가 들개 소탕을 추진하고 나섰다.

11일(현지시간) 칠레 일간지 라테르세라와 중남미 매체 인포바에 등에 따르면 칠레 북부 안토파가니스타주(州) 산페드로데아타카마(아타카마)에서는 최근 주인 없는 들개들이 떼지어 몰려 다니면서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한 관광객(27)이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는데, 부검 결과 개에게 물린 이후 심한 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달 들어서는 브라질 관광객이 개 떼의 공격을 받고 도망치다가, 주변을 지나던 차량 운전자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한다. 이 관광객은 심각한 상처를 입어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또 3살 된 한 어린이는 개에 심하게 물려 귀 일부가 절단됐다고 아타카마 당국은 확인했다.

아타카마 사막 투어로 한국 관광객에게도 잘 알려진 이곳이 ‘들개들의 천지’가 되자, 주민들도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칠레 일간 라테르세라는 전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현재 주인 없이 길가에 방치된 개의 숫자가 4천500여마리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후스토 술레타 아타카마 시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 들개 소탕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길거리 개들은 광견병 매개체이자 주민과 관광객에게 심각한 위협 요소로 자리 잡았다”며 “보호자가 없는 개라는 점이 확인된다면, 잠재적인 위험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지에서는 이를 두고 동물복지 관련 논란도 일고 있다고 한다.

주인이 있는데 사실상 방치된 개들은 어떻게 할 것인지, 특정 개가 잠재적으로 위험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지, 동물 개체수 조절을 위해 사실상 도살을 허용하는 게 타당한지 등이 쟁점이다.

‘유기견의 경우 구조 후 비영리 단체 등에 인계한 뒤 향후 책임 있는 소유권을 가진 사람이나 단체에서 보호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의 관련 현행법령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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