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서 ‘팟캐스트’ 제작 유강희 대표 “한인 정체성 전파 노력”

수제맥줏집 사장서 한인 이민사 기록용 ‘교포캐스트’ 제작자 변신

“젊은 세대, 이전 세대와 대화하고 서로의 경험 공유할 필요 있어”

“브라질 한인 1.5세 및 2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민사를 기록하는 디지털 아카이브 형태로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젊은이들에게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전파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에서 한인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한 ‘교포캐스트’ 진행자 겸 제작자 알렉스 유(한국명 유강희·41) 솝박스 대표는 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모국과 가까워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재외동포청이 각국 동포사회의 미래를 이끌 우수한 젊은 인재를 초청해 한인으로서 정체성을 갖추고 리더의 역량을 높이고자 개최한 ‘2024 세계한인차세대대회’ 참석차 최근 한국을 찾았다.

ESPM대학에서 언론광고학을 전공한 유 대표는 16년 동안 상파울루에서 수제맥줏집을 운영했다. 가게를 오가는 사람들과 교류하며 우연히 맥주 관련 주제를 다루는 한 팟캐스트에 출연하게 되면서 팟캐스트에 처음 관심을 가졌다.

그러던 중 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했고, 브라질도 팬데믹 확산 물결을 피해 가지 못했다. 2022년 6월 업종 전환을 고민하던 중 취미로 팟캐스트를 시작한 그는 이제 스튜디오를 차려 외부 의뢰가 들어오면 공간대여 및 영상 제작 등도 한다.

유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 수위가 강해졌고, 폭력 강도도 세졌다”며 “영미권을 중심으로 아시아인의 정체성에 관한 콘텐츠가 많이 등장했다. 브라질에서도 이 주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지역민들이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는 ‘도서관’ 형태를 구상했다”며 “다음 세대를 위한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자는 기준에 맞춰 출연자를 섭외하고 녹화했다. 방송 이후 많은 청취자가 다양한 출연진을 제안해왔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를 통해 선보인 교포캐스트는 현재 유튜브 형태로 함께 운영된다. 유 대표가 직접 출연해 브라질 한인들과 포르투갈어를 사용해 1시간가량 다양한 주제로 인터뷰한 내용을 편집해 매주 1개씩 올린다.

2023년 기준 브라질 거주 한인 규모는 4만7천544명으로 알려졌지만, 제대로 등록하지 않은 사람들을 포함하면 5만명 정도 된다는 게 유 대표의 분석이다. 아직 교포캐스트의 존재를 모르는 한인이 많아 앞으로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그는 “브라질 한인 이민사는 1962년 12월에 시작됐다. 이민 생활 첫 60년간 조부모 및 부모 세대의 목표는 생존이었다”며 “젊은 세대가 이전 세대와 대화하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계속 팟캐스트에 출연하는 한인들의 이야기와 인생 궤적에 공감하기를 바란다”며 “각자의 삶을 더하면 더 멋진 인생의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교포캐스트가 뒤에서 돕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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