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날씨 흐려 ‘예비불씨’로 점화…5월 8일 프랑스 마르세유 도착
바흐 IOC 위원장 “이 힘든 시기에 올림픽 성화는 희망의 상징”
올해 7월 프랑스 파리를 뜨겁게 밝힐 하계올림픽 성화가 마침내 불꽃을 피웠다.
파리올림픽 성화는 16일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 그리스 올림피아의 헤라 신전에서 채화됐다.
대제사장 역할을 맡은 그리스 배우 메리 미나가 전날 자연광으로 사전 채화된 ‘예비 불씨’로 성화봉에 불을 붙였다.
본래 헤라 신전에서 오목거울로 태양 빛을 모아 불꽃을 피워야 하지만 이날 현지 날씨가 흐려 미리 준비한 불씨로 대신해야 했다.
관례에 따라 그리스 조정 선수 스테파노스 두스코스가 성화 봉송을 시작했고 프랑스 수영 선수 로라 마나우드가 배턴을 이어받아 프랑스 첫 주자로 참여했다.
이날 채화식에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비롯해 카테리나 사켈라로풀루 그리스 대통령, 아멜리 우데아 카스테라 프랑스 스포츠부 장관, 안 이달고 파리 시장 등이 참석했다.
바흐 위원장은 “전쟁과 분쟁이 늘어나는 이 힘든 시기에 매일 같이 접하는 증오와 공격, 부정적 뉴스에 지쳐 있다”며 “우리는 우리를 하나로 묶는 무언가, 우리를 통합하는 무언가,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무언가를 갈망하고 있다. 오늘 우리가 채화하는 올림픽 성화는 바로 이 희망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채화식이 수많은 관중이 모인 가운데 온전하게 열린 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처음이다.
앞선 2020 도쿄 하계올림픽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땐 코로나19 대확산 여파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성화는 그리스 현지에서 11일간 봉송 행사를 거쳐 오는 26일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서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에 인계된다.
이후 프랑스의 대형 범선 벨렘호을 타고 바다를 건너 5월 8일 개최국 프랑스의 남부 항구도시 마르세유에 도착한다.
프랑스 성화는 68일 동안 1만여명의 주자가 참여해 프랑스 전역 64개 지역을 지나며 봉송된 뒤 7월 26일 파리올림픽 개회식장 성화대에 점화된다.
파리에서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것은 1900년, 1924년에 이어 이번이 100년 만이자 세 번째다. 파리올림픽은 7월 26일 개막해 8월 11일까지 17일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