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정보 공유 놓고 주정부-연방정부 충돌
미국 20여 개 주와 워싱턴 D.C.가 저소득층 복지 수급자의 개인정보를 연방기관과 광범위하게 공유하도록 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반발하며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4일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접수됐으며, 원고 측은 연방정부가 빈곤가정 임시지원 프로그램(TANF) 수급자의 개인정보를 다른 연방기관과 외부 기관까지 공유하도록 허용한 것은 법적 권한을 넘어선 조치라고 주장했다.
소송에는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코네티컷, 델라웨어, 하와이, 일리노이, 메인, 메릴랜드, 매사추세츠, 미시간, 미네소타, 네바다, 뉴저지, 뉴멕시코, 뉴욕, 오리건, 로드아일랜드, 버몬트, 버지니아, 워싱턴, 위스콘신주와 워싱턴 D.C.가 참여했으며, 켄터키와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도 소송에 동참했다.
TANF는 연방정부가 매년 160억 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각 주와 부족 정부 등에 지원해 저소득층 가정을 대상으로 현금 지원과 직업훈련, 취업 지원 등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빈곤 지원 프로그램이다.
논란이 된 정책은 미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가족청(ACF) 이 보유한 TANF 수급자의 개인정보를 다른 연방기관과 정부 업무를 수행하는 외부 기관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유 대상에는 이민 신분, 사회보장번호(SSN), 주소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포함될 수 있다.
원고 측은 이 같은 정보 공유가 복지 행정 목적을 넘어 이민 단속 등 다른 연방정부 업무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으며, 저소득층 가정의 개인정보 보호를 침해하고 복지 프로그램 이용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주 법무장관 레티샤 제임스는 성명을 통해 “생활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정을 돕기보다 빈곤층 지원 프로그램을 수혜자들을 감시하는 수단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소송은 민주당 주정부들과 트럼프 행정부가 복지 정보 공유와 이민 정책을 둘러싸고 벌이는 또 다른 법적 공방으로 평가된다.
앞서 연방법원은 올해 초 트럼프 행정부가 일부 민주당 주정부를 대상으로 불법체류자에게 복지 혜택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이유로 TANF 등 복지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려 했던 조치에 대해 집행을 막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 연방정부는 일부 언론 보도를 근거로 복지 사기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보조금 중단을 허용하지 않았다.
한편 미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가족청은 이번 소송과 관련해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