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걸린 꿈’ 구글안경 써보니…바둑규칙 설명에 실시간통역도

삼성전자·퀄컴과 공동 개발…공동창업자 브린이 꿈꾼 미래 다가온 듯

구글, 통번역 시연서 한국어 채택…한국인 직원 말이 귀에는 영어로

“스마트폰 꺼낼 필요 없는 일상”…’오디오 글라스’부터 올가을 출시

“15년 전 구글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꿈은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할 필요도 없이 원하는 정보가 알아서 다가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고개를 푹 숙인 채 걸어 다니며, 아무 특징도 없는 유리 화면을 만지작거리는 것이 미래의 소통일까요?”

구글의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2013년 한 강연에서 스마트 안경 ‘구글 글라스’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구글 글라스는 당시 큰 화제를 몰고 왔지만, 대중적이지 않은 디자인과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기술적 완성도, 그리고 지나치게 높은 가격 등이 겹쳐 결국 실패한 제품으로 남았다.

그로부터 다시 13년이 흐른 2026년 구글이 스마트 안경 시장의 문을 다시 두드리고 있다.

구글은 19일 연례 개발자 행사인 ‘구글 I/O’에서 삼성전자, 퀄컴과 공동 개발한 ‘안드로이드 XR(혼합현실)’ 스마트 안경을 차례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장인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라인 앰피시어터에서 착용해본 구글 안경은 과거 브린의 바람대로 평상시 ‘아무 특징도 없는 유리 화면’에 불과한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아 삶을 즐길 수 있는 미래가 성큼 다가왔다는 느낌을 줬다.

구글 측 안내자의 인도에 따라 안경을 쓰고 행사장 한편에 마련된 바둑판으로 다가가 ‘이 게임의 규칙이 어떻게 되나?’ 하고 물었더니 안경에서 “바둑은 두 사람이 돌을 놓으며 집의 수를 겨루는 게임”이라는 답변이 들렸다.

이어 ‘비치 보이스'(The Beach Boys)라고 적힌 커다란 포스터 앞에 서서 ‘지금 보이는 음악을 연주해 줘’라고 요청하자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안경다리를 문지르거나 터치하는 등 동작으로 음량을 조절하는 것도 가능했다.

바로 옆에 있던 안내자에게 지금 나오는 음악이 들리는지를 묻자 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행사장 내에 소음이 다소 있었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지만, 안경에서 나오는 소리가 착용자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잘 들리지 않아 사생활 노출 등 우려는 크지 않아 보였다.

특히 구글은 이날 전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스마트 안경 시연을 하면서 실시간 통번역 언어로 한국어를 선택했다.

한국인 직원이 “제가 지금 한국어로 말하고 있는데 번역이 잘 되고 있나요”라고 묻자 귀로는 그 말이 곧바로 통역된 영어로 들리고, 눈앞에서는 같은 문장이 마치 영화 자막처럼 표시됐다.

구글 측은 이와 같은 통번역 기능은 음성뿐 아니라 카메라로도 작동돼 외국에 나갔을 때 표지판 등을 실시간 번역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거울 앞에 서서 ‘내 모습을 촬영하고 달에 있는 것처럼 수정해줘’라고 요청하자 안경에 달린 카메라로 사진을 찍은 다음 곧바로 이미지 편집 도구 ‘나노 바나나’와 연결, 정말로 달에 있는 것 같은 사진을 만들어줬다.

이 사진은 체험용 안경과 연결된 스마트폰으로 전송됐지만, 만약 연결된 스마트 손목시계가 있으면 시계를 통해 사진을 확인할 수 있어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좁은 행사장에서는 직접 시연하진 못했지만, 구글의 스마트 안경은 지도 등과 연계해 보행 시 방향을 알려줄 수도 있고 자주 가는 카페에서 평소 자주 마시던 음료를 주문하는 기능도 적용됐다.

다만 구글이 이날 체험용으로 비치한 ‘디스플레이 글라스’ 안경은 아직 출시 시기가 정해지지 않은 시제품(프로토타입)이다.

삼성전자, 퀄컴 등과 협력해 스마트 안경을 내놓은 구글은 자막 등과 같은 시각 보조 기능이 없는 ‘오디오 글라스’를 올가을 먼저 시판하고, 디스플레이 글라스는 그 이후 시장에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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