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의 최악” 플로리다 관통할 허리케인 근접에 초비상

최강 5등급으로 다시 격상…탬파베이 등 인구 밀집지역 직격 예상

바이든, 해외 순방 계획 취소하고 대비 태세

이례적으로 강력한 허리케인 ‘밀턴’이 미국 남동부의 인구 밀집 지역인 플로리다주에 점점 더 가까워지면서 현지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8일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기준 밀턴은 플로리다 탬파의 남서쪽으로 775㎞ 떨어진 해역에서 플로리다 반도를 향해 이동 중이다.

밀턴의 중심은 9일 밤 플로리다 중서부 해안에 상륙해 다음 날인 10일 플로리다 중부를 가로질러 동북동쪽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NHC는 예보했다.

현재 이 허리케인의 최대 풍속은 시속 270㎞에 달한다.

밀턴은 전날 허리케인 5개 등급 가운데 가장 강력한 5등급이었다가 이날 오전 4등급으로 조금 약해졌으나, 오후 들어 다시 위력을 키우면서 5등급으로 격상됐다.

NHC는 “밀턴은 플로리다에 상륙할 때까지 매우 위험한 허리케인으로 남을 것”이라며 “오늘이 플로리다 주민들이 그들의 가족과 집을 (허리케인에) 준비시키고 대피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고 강조했다.

미 기상청(NWS) 탬파 베이 지역 사무소는 전날 밤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게시한 밀턴 관련 예보에서 “이 폭풍이 현재의 흐름을 유지한다면 탬파 지역에 100여년 만에 최대 영향을 주는 최악의 폭풍이 될 것”이라며 “대피 지시를 받았다면 당장 이행하라”고 당부했다.

밀턴이 상륙해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는 탬파 베이 해안에서는 최대 4.6m 높이의 해일이 일 것으로 예상됐다.

또 이 지역을 포함한 플로리다 반도 중북부에 최대 460㎜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측됐다.

AP통신 등 현지 언론은 이번 허리케인이 인구 밀집 지역을 지나면서 종전의 다른 허리케인들보다 큰 피해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현재 강제 대피 명령을 받은 플로리다 11개 카운티에는 약 59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특히 플로리다 중부의 데소토 카운티와 메리언 카운티는 이동식 주택과 캠핑카로 불리는 RV 차량에서 거주하는 인구가 총 40만명이 넘어, 이들이 제대로 대피하지 않을 경우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플로리다 고속도로 순찰대는 이날 오후 허리케인에 대비해 대피하는 주민들이 몰리면서 북쪽과 동쪽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서 심한 교통 체증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플로리다의 주요 시설도 속속 문을 닫고 있다.

플로리다의 최대 공항인 올랜도 국제공항은 9일 오전부터 운영을 중단한다고 이날 밝혔다.

올랜도의 유니버설 테마파크도 9∼10일 문을 닫는다고 발표했다.

탬파 등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풋볼과 축구, 골프 등 경기도 연기됐다.

백악관은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해당 지역의 기지에 200만명분의 식사와 4천만 리터의 물을 비축했으며, 약 900명의 지원 인력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독일·앙골라 순방 계획을 연기하고, 허리케인 피해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앞서 플로리다 서부 해안에는 지난달 27일에도 4등급 허리케인 헐린이 상륙해 북동쪽으로 가로지르며 큰 피해를 낸 바 있다. 당시 허리케인으로 플로리다를 비롯해 조지아와 사우스·노스캐롤라이나 등 미 남동부에서 최소 230명의 사망자와 수십조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플로리다 서부 해안 지역은 허리케인 헐린으로 고난을 겪은 지 2주도 채 되지 않아 더 강한 허리케인을 맞닥뜨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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