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그 바다 그대로” 세월호 눈물도 그대로

유가족·친인척 등 37명, 침몰 해역 찾아 10주기 선상 추모식

세월호 선체 목포신항 기억식서 “안전사회·진상규명” 다짐

10년이라는 시간이 속절없이 흘렀어도 피붙이 자식들이 참사를 당한 그 자리를 찾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가슴은 또 한 번 무너졌다.

세월호 참사 10주기인 16일 오전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인근 해역에서 열린 선상 추모식은 유가족의 한 맺힌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목포해양경찰서가 준비한 3천t급 경비함정에 몸을 실어 해역에 도착한 유가족들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자식을 잃은 슬픔을 그대로 안고 있었다.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구슬픈 노래가 흘러나오고 바다에 스러져간 304명의 이름이 하나하나 불릴 때는 먹먹한 가슴을 부여잡고 오열하는가 하면 서로의 등을 다독이며 아물지 않는 아픔을 꾹꾹 삼켰다.

“떠나갔어도 떠나보낸 적이 없다”고 울먹이던 한 아버지는 자식에 대한 사랑과 미안함을 품은 하얀 국화 한송이를 망망대해에 띄웠다.

유가족이 던진 국화 수십 송이는 파도에 넘실거리며 침몰 해역임을 알리는 노란 부표를 향해 떠내려갔다.

추모제가 끝나고 침몰 해역을 떠난다는 함장의 안내에도 유가족들은 여전히 멍든 가슴을 추스르지 못하고 노란 부표가 희미해질 때까지 해무가 잔뜩 낀 바다를 바라보며 갑판 위에 머물렀다.

고(故) 정다혜 양의 어머니 김인숙(63) 씨는 “찬란했던 아이의 모습이 아직도 눈가에 선명하다”며 “선명해질수록 그 아픔도 커져만 간다”고 흐느꼈다.

이어 “10주기를 앞두고 아이가 꿈에 찾아왔는데, 더 이상 슬퍼하지 말라는 뜻인 것 같다”며 “정리하지 못한 유품을 최근에 정리했다”고 말했다.

김병권 가족대책위 초대 위원장은 추도사를 통해 “꽃피우지 못한 자녀들을 가슴 속에 묻은 지도 어느덧 10년이 흘렀다”며 “시간이 흘러도 아픔과 세월호에 태웠다는 후회는 여전하다”고 했다.

그는 “희생자들을 대신해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비슷한 참사가 이어지는 것을 보니 우리가 바라던 사회는 아직 오지 않은 것 같다”며 “국가는 조속히 책임자 처벌, 진상 규명을 다시 한번 약속해달라”고 덧붙였다.

추모식을 마친 유가족들과 4·16 재단 관계자들은 세월호가 거치돼 있는 목포신항으로 이동해 시민단체 주관 추모기억식에 참석했다.

풍파를 견디지 못해 곳곳이 녹이 슨 세월호 앞에서 참석자들은 희생자들에게 다시 한번 헌화하며 “안전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먼발치 세월호를 바라보는 유족의 볼에는 가슴에 응어리지다 못해 해묵은 한을 이제는 떨쳐내고 싶다는 듯 눈물이 또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시민을 대표해 기억사를 한 최성춘 세월호목포공동실천회의 대표는 “10년 전 참사로 무엇이 달라졌냐는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할 수가 없다”며 “참사가 발생하면 책임자 처벌·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하나 세월호 참사는 그렇지 못했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참사 10주기를 맞아 세월호 참사의 상징적인 공간에는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려는 추모객들이 잇따라 방문했다.

목포신항·희생자들이 바다로 수습된 전남 진도군 팽목항(진도항)에서는 지역 시민사회 단체들이 추모 문화제를 열었고, 행사에 참여한 추모객들은 노란 리본에 추모 문구를 새로 적어 구조물에 매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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