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8천광년 밖 ω켄타우리에서 태양 8천200배 블랙홀 발견”

ESA/허블, NASA, 막시밀리안 하버레(MPIA)

지구에서 1만8천 광년 떨어진 오메가(ω) 켄타우리 성단 중심부에서 지금까지 존재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중간 질량 블랙(intermediate-mass black hole)이 존재한다는 가장 명확한 증거가 발견됐다.

이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약 8천200배 크기로, 연구진은 과거 소형 은하였던 ω켄타우리가 우리은하에 흡수되면서 별 대부분을 잃고 중심부의 별과 블랙홀만 진화를 멈춘 채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막스 플랑크 천문학 연구소(MPIA) 막시밀리안 하베를레 연구원(박사과정)이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11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허블우주망원경(HST) 관측 데이터를 분석, ω켄타우리 중심부에서 중간 질량 블랙홀의 존재를 시사하는 별들의 빠른 움직임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블랙홀은 크기에 따라 질량이 태양의 5~150배인 항성 질량 블랙홀(stellar-mass black hole), 우리은하 중심부에 있는 것과 같은 태양 질량 10만 배 이상의 초대질량 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 150~10만배의 중간 질량 블랙홀로 나뉜다.

항성 질량 블랙홀과 초대질량 블랙홀은 흔히 발견되지만, 블랙홀 진화 과정의 중간단계로 여겨지는 중간 질량 블랙홀은 지금까지 후보만 몇 개 발견됐을 뿐 아직 존재가 확인되지 않았다.

ω켄타우리는 1만8천 광년 밖에 있는 구상성단으로, 높은 질량과 복잡한 항성 집단 등 특성을 갖춰 중간 질량 블랙홀이 있을 가능성이 큰 곳으로 꼽혀왔다.

연구팀은 허블우주망원경이 20여년에 걸쳐 촬영한 ω켄타우리 성단 사진 500여장에 포착된 별 140여만 개의 움직임을 분석했다. 블랙홀처럼 질량이 큰 천체가 있으면 주변 별들이 다른 곳의 별과 다른 빠른 움직임을 보이게 된다.

분석 결과 ω켄타우리 중앙 영역에 있는 별 7개가 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별들의 움직임을 통해 추정한 중심부 블랙홀의 크기는 태양 질량의 약 8천200배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또 추가 분석을 통해 블랙홀 존재 가능 범위를 ω켄타우리 중심부 지름 0.25광년 영역으로 좁혔으며, 이 영역에는 예상대로 별 등 눈에 보이는 천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ω켄타우리 중심부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별이 1개 발견됐다면 앞이나 뒤를 지나는 성단 밖의 별일 수도 있지만 7개가 그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중심부에 중간 질량 블랙홀이 있는 것 외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ω켄타우리가 수십억년 전 우리은하에 흡수된 소형 은하일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은하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중심부 별을 제외한 모든 별을 잃고 남은 별과 중심 블랙홀은 더 진화하지 못한 채 정지돼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 맥길대 대릴 해거드 교수와 미국 샌프란시스코주립대(SFSU) 에이드리앤 쿨 교수는 함께 게재된 논평(News & Views)에서 “발견된 별들은 ω켄타우리에 중간 질량 블랙홀이 있다는 최고의 증거를 제공한다”며 “이 결과는 다른 구상성단에서 중간 질량 블랙홀을 찾는 게 타당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 출처 : Nature, Maximilian Häberle et al., ‘Fast-moving stars around an intermediate-mass black hole in ω Centauri’,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7511-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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