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 맞은 해리스, 승부처 조지아주 흑인교회 찾아 투표 독려

성경의 ‘착한 사마리아인’ 언급하며 트럼프 ‘혐오 정치’ 지적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남부 경합주인 조지아에서 자신의 기독교 신앙을 거론하며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에 투표를 호소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 스톤크레스트에 있는 대형 흑인 교회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성경 복음 중 강도를 당해 길가에 쓰러진 사람을 구한 ‘착한 사마리아인’ 이야기를 하고서는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라는 교훈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이 순간 우리나라 전역에서 분열을 심화하고, 혐오를 확산하며, 공포를 조장하고, 혼동을 일으키려고 하는 이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순간 우리나라는 교차로에 있고 우리가 여기서 어디로 나아갈지는 미국인이자 신앙인인 우리에게 달려 있다”면서 미국이 혼동과 공포, 혐오의 나라가 될지, 자유와 연민, 정의의 나라가 될지를 유권자가 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침례교도인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이 어렸을 때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교회에 다니면서 성가대 활동을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은 해리스 부통령의 60세 생일이었고, 예배 참석자들은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어서 조지아주 존즈버러의 교회에서 사전투표를 촉구하고, 민권 운동가 알 샤프턴 목사와 인터뷰를 할 계획이다.

AP통신에 따르면 해리스 대선 캠프는 흑인 신자들의 투표를 독려하는 ‘투표소로 가는 영혼들'(souls to the polls)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전국 흑인 종교 지도자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주도하고 있다.

흑인 교회는 인종차별과 백인 우월주의자의 흑인 참정권 억압이 횡행하던 시절부터 흑인 유권자의 투표 확대를 위해 노력해왔다고 AP는 설명했다.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도 이날 주요 승부처인 미시간주의 새기노에서 교회를 방문하고, 월즈 주지사의 아내 그웬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예배에 참석한다.

NBC뉴스는 해리스 부통령이 흑인 기독교 신자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지만, 가톨릭 신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나 개신교를 믿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만큼 자신의 신앙을 부각하지는 않아 왔다고 보도했다.

NBC뉴스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준비했던 2007년에는 신앙이 없는 미국인이 전체의 16%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28%로 증가하는 등 선거에서 종교적 색채를 드러낼 유인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이 침례교회에 다니지만, 어머니로부터 힌두교 영향을 받았고, 남편인 더그 엠호프는 유대교인이라 종교적 배경이 단순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초접전 양상에서 다양한 종교·민족을 포섭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인 메릴린 스트리클런드(민주·워싱턴) 하원의원은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한국계인 샘 박 조지아주 하원의원과 함께 한국계 등 아시아태평양계(AAPI) 유권자를 만나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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