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드라이어로 코로나19 없어지나”

보리스 존슨 전 총리 “노인들 운명을 받아들여야”

영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이끌던 보리스 존슨(사진)전 총리가 당시 정부 최고 과학 고문들에게 헤어드라이어 바람으로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냐고 물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존슨 전 총리의 최측근이던 도미닉 커밍스 전 총리실 수석 보좌관은 1일(현지시간) 코로나19 정책 관련 청문회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이처럼 말했다고 가디언지 등이 보도했다.

커밍스에 따르면 존슨 전 총리는 크리스 휘티 정부 최고 의학 보좌관과 패트릭 발란스 최고 과학 자문관에게 특수 헤어드라이어를 코 밑에 대고 불면 바이러스가 파괴될 수 있는지 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한 남성이 이런 목적으로 드라이어를 사용하는 유튜브 영상을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에 단체 방에 올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영상은 이후 유튜브에서 삭제됐다고 그는 전했다.

커밍스는 또 2020년 2월 코로나19 위협이 커지고 있을 때 존슨 전 총리가 2주간 휴가를 쓰면서 팬데믹을 살피지 않고 셰익스피어 전기 관련 일을 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커밍스는 당시 존슨 전 총리가 정신이 산만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이혼 결정과 그와 관련한 금전 문제, 총리실 관저 인테리어와 관련한 여자친구의 지출 계획, 여자친구의 약혼 독촉 등으로 머릿속이 복잡했다는 것이다.

커밍스는 2020년 가을께 존슨 전 총리는 코로나19가 신문 1면에 나오지 않도록 다른 이야기로 시선을 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전날 조사에선 존슨 전 총리가 노인들이 운명을 받아들이고 젊은이들이 생활과 경제를 계속 유지하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고 여겼다는 기록이 나왔다.

발란스 최고 과학 자문관은 2020년 8월 일기에 존슨 전 총리가 이 생각에 집착한다고 썼다.

그해 12월 이후 메모에선 존슨 전 총리가 코로나19가 노인들을 대하는 자연의 방식이라고 하는 보수당 의원들의 의견에도 동의했다고 적었다.

총리의 비서관이던 임란 사피의 메모에선 존슨 전 총리는 어쨌든 죽을 사람들을 위해 왜 경제를 파괴해야 하는지 물었다고 나왔다.

커밍스는 존슨 전 총리의 부인(캐리 존슨)과의 권력 다툼에서 패하고 떠나며 존슨 전 총리와 척을 졌다.

영국은 코로나19 초기 대응 실패로 요양원 등에 거주하는 노인들이 대거 사망하는 등 큰 타격을 입었다. 존슨 전 총리도 코로나19에 걸려 2020년 4월 초 중환자실까지 다녀왔다.

존슨 전 총리는 이후 코로나19 봉쇄 기간에 규제를 어기고 파티를 벌인 일이 드러나며 공분을 샀고, 이후 성 비위 인사 기용까지 겹치면서 작년 7월 전격 사임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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