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파인다이닝, 2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선정

라브리의 파인다이닝 코스 메뉴 일부[지준혁 라브리 대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복·광어 등 한국산 식재료 활용…문어 샐러드·이베리코 안심 등 호평

라브리 운영 지준혁 셰프 “한국 문화·K푸드 전도사 될 것”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등으로 대표되는 미식의 성지가 아닌 개발도상국 베트남에서 한식 파인다이닝을 맛보는 것은 어떤 경험일까.

한인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한국산 식재료로 만든 코스 메뉴는 베트남인들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온 외국인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2021년 1월 하노이에 문을 연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라브리’는 베트남에 모던 한식을 전파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라브리는 완도산 전복과 제주산 광어를 비롯해 감태, 꼬시래기, 우엉, 무, 흑마늘 등 한국에서 공수해 온 식재료를 활용해 색다른 맛과 경험을 제공한다.

코스 메뉴는 굴 요리에서 시작해 유자 트러플 소스를 넣은 해산물, 메로구이 등을 거쳐 메인요리와 디저트로 이어진다.

완도산 전복 내장 소스를 활용해 콜드 파스타를 선보이고, 한국산 무를 멸치육수에 담갔다가 그 위에 된장소스와 어란을 곁들여 내놓는다.

디저트로 나오는 블루치즈 아이스크림에는 한국산 우엉이 올라간다.

매일 아침 하롱베이에서 가져온 신선한 굴을 사용하고, 젖당으로 발효시킨 파인애플을 사용하는 등 현지 식재료도 적극 활용한다.

라브리는 현지인들이 주머니 사정에 맞춰 한식을 맛볼 수 있도록 단품 메뉴도 내놓았다.

라브리의 한식 단품 메뉴 문어 샐러드(왼쪽)와 이베리코 안심[지준혁 라브리 대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한식 단품 메뉴로는 ‘문어 샐러드’와 ‘이베리코 안심’이 있다.

문어 샐러드는 프랑스 셰리 식초와 한국산 고춧가루에 튀긴 문어가 버무려진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현지인들뿐만 아니라 한국인들도 자주 찾는 메뉴다.

한국의 삼겹살 쌈을 모티브로 한 이베리코 안심은 깻잎, 파, 쌈장을 프렌치 스타일로 표현했다. 하지만 라브리는 고객들에게 ‘K 바비큐’라고 강조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베트남 미쉐린 가이드의 ‘셀렉티드 레스토랑’에 선정됐다. 베트남에서 한인이 운영하는 음식점 중에서는 라브리가 처음이다.

라브리는 완벽한 파인다이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대부분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며 저녁에만 문을 연다.

라브리를 운영하는 지준혁(31) 셰프는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 식재료와 한국의 맛을 현지인들에게 널릴 알릴 수 있는 방법을 늘 고민한다”며 “한국 문화와 K푸드를 전파하는 한류 전도사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철저한 준비를 통한 플레이팅도 중요하지만, 식재료 하나하나를 접시에 옮길 때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며 “매 순간 우리 가족에게 줄 음식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정성을 담아 표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하던 지 셰프는 오랜 꿈인 요리사가 되기 위해 일본으로 돌연 유학을 떠났다. 세계 3대 요리학교로 손꼽히는 오사카 ‘츠지조리사전문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일본, 캐나다, 필리핀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는 다음 달 3∼5일 하노이에서 열리는 ‘한식미식주간’에 참여해 한국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 등을 홍보할 예정이다.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