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도서관의 ‘숨은 보물’… 1300년 대헌장 원본 확인
하버드 로스쿨 도서관이 소장 중이던 마그나 카르타(Magna Carta, 대헌장)의 ‘사본’이 사실은 1300년에 작성된 매우 희귀한 원본이라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이 놀라운 발견은 킹스 칼리지 런던(King’s College London)과 영국 동앵글리아대학교(University of East Anglia)의 중세사 전문가들에 의해 이뤄졌다.
연구진에 따르면, 하버드 로스쿨이 1946년 27.50달러에 구입한 ‘HLS MS 172’라는 문서는 단순한 복사본이 아니라, 에드워드 1세 통치 시기인 1300년에 발행된 원본 중 하나로, 전 세계에 7개밖에 존재하지 않는 희귀본 중 하나로 확인됐다.
킹스 칼리지 런던의 데이비드 카펜터 교수는 “이 문서는 단순한 역사 유물이 아니라, 자유와 법치의 발전을 상징하는 세계에서 가장 귀중한 문서 중 하나”라고 강조하며 “하버드가 소장한 대헌장은 헌법사에서 가장 중요한 문서 중 하나의 원본으로, 자유를 향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초석”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발견은 카펜터 교수가 하버드 로스쿨 도서관의 디지털 아카이브에서 문서를 우연히 접한 뒤, 동료인 니콜라스 빈센트 교수와 함께 정밀 분석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들은 문서의 크기, 필체, 내용 등을 기존 원본들과 비교한 결과, 본문이 정확히 일치하며 진품의 기준을 충족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이 문서는 영국 웨스트모어랜드의 애플비 구 의회 자치구에서 발행된 것으로 추정되며, 노예제 폐지 운동가 토마스 클락슨 가문을 거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공군 전쟁 영웅 포스터 ‘새미’ 메이너드 장군의 손에 들어갔고, 이후 경매를 통해 미국으로 넘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버드 로스쿨의 조나단 지트레인 교수는 “이 문서는 단순히 유물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법치주의의 발전 과정을 몸소 증명하는 살아있는 증거”라며 “우리가 교육하는 법의 가치는 역사 속 자치의 중요성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다.
하버드 로스쿨 도서관의 아만다 왓슨 부학장은 “이러한 발견은 학자들과 사서들의 협력이 어떤 역사적 전환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라며 깊은 감사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