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브라운대 총격 사건 후 그린카드 추첨제 중단 지시

용의자 DV 비자 출신 확인…“더 이상의 피해 막겠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운대학교와 MIT에서 발생한 연쇄 총격 사건의 용의자가 ‘그린카드 로터리(Diversity Visa·DV1)’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에 입국한 사실이 확인되자, 해당 프로그램의 즉각적인 중단을 지시했다.

크리스티 노엄 국토안보부 장관은 19일 X(옛 트위터)를 통해 “브라운대학교 총격범 클라우디오 마누엘 네베스 발렌테는 2017년 다양성비자(DV1)로 미국에 들어와 영주권을 취득했다”며 “이 끔찍한 범죄자는 미국에 들어와서는 안 되는 인물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즉시 DV1 프로그램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노엄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뉴욕 트럭 테러 사건 이후 이 제도의 폐지를 추진해 왔다”며 “더 이상 미국인이 이 프로그램 때문에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당시 테러범 역시 DV 비자를 통해 미국에 입국해 8명을 살해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 네베스 발렌테(48)는 브라운대에서 2명을 살해하고 9명에게 중상을 입힌 총격 사건과 MIT 교수 살해 사건의 주요 용의자로 지목됐다. 그는 19일 오후 뉴햄프셔의 한 창고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발렌테는 포르투갈 국적의 전직 브라운대 박사과정 학생으로, 2000년 학생비자로 미국에 입국해 물리학 박사 과정을 밟다 2003년 자퇴했다. 이후 장기간 행적이 불분명했고, 2017년 다양성비자를 받은 뒤 합법 영주권을 취득했다. 그의 최근 주소지는 플로리다 마이애미로 확인됐다.

그가 발견될 당시 소지한 가방에서는 총기 2정이 발견됐으며, 사건의 동기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DV 프로그램은 매년 미국 내 이민 비율이 낮은 국가를 대상으로 최대 5만 개의 영주권을 추첨 방식으로 부여하는 제도다. 2025년 로터리에는 약 2천만 명이 지원했으며, 가족을 포함해 13만1천여 명이 선발됐다. 포르투갈 국적자는 그중 단 38명에 불과했다.

로터리 당첨자는 미국 영주권 심사와 동일한 보안‧면접 절차를 거쳐 입국하게 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이 제도가 “미국 안전을 위협한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해 왔다.

이번 조치는 의회가 만든 법률인 DV 프로그램을 행정부가 일시 중단한 것으로, 향후 법적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브라운대·MIT 사건은 최근 아프간 출신 난민이 미군을 공격한 사건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아프간·중동 국가에 대한 강력한 입국 규제를 시행한 데 이어 나온 또 하나의 조치다.

노엄 장관은 “국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담긴 결정”이라며 “비극이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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