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DOJ)가 전쟁범죄와 테러 지원, 아동 성범죄 등 중범죄 혐의를 받는 귀화 시민권자 12명을 상대로 시민권 박탈(denaturalization)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취득 시민권 박탈을 이민 단속 강화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관련 조치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법무부는 최근 성명을 통해 “미국 시민권을 받을 자격이 없는 인물들에 대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은 “이들은 애초 시민권을 취득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었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강조했다.
이번 소송 대상에는 알카에다 연계 활동, 전쟁범죄, 아동 성범죄, 총기 밀수, 투자 사기, 허위 신분 사용, 간첩 활동 등의 혐의를 받는 귀화 시민권자들이 포함됐다.
이라크 출신 알리 유시프 아흐메드 알누리는 알카에다 지도자로 활동하며 이라크 경찰관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콜롬비아 출신 가톨릭 신부 오스카 알베르토 펠라에스는 아동 성폭행 13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귀화 과정에서 범죄 사실을 숨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 모로코 출신 칼리드 우아자니와 소말리아 출신 살라 오스만 아흐메드는 각각 알카에다 및 테러 조직 지원 혐의를 받고 있다. 감비아 출신 바보카르 음부브는 1994년 군 장교 6명을 살해한 혐의로 지목됐다.
이 밖에도 위장 결혼을 통한 영주권 취득, 아동 음란물 소지, 투자 사기, 허위 신분 사용, 쿠바 간첩 활동 등의 혐의를 받는 인물들이 포함됐다.
시민권 박탈은 귀화 시민권자가 시민권을 불법적으로 취득했거나 중요한 사실을 숨기고 허위 진술을 통해 시민권을 받은 경우 이를 취소하는 절차다.
미 이민·국적법에 따르면 시민권이 불법적으로 취득됐거나 중요한 사실 은폐 또는 고의적 허위 진술을 통해 취득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정부는 시민권 취소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다만 시민권 박탈에는 엄격한 법적 기준이 적용된다. 연방 검찰은 해당 인물이 시민권을 불법 취득했다는 점을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로 입증해야 한다.
과거 시민권 박탈 소송은 매우 제한적으로 사용됐다. 1990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약 12건 수준에 그쳤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크게 증가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법무부는 2017년부터 2025년 7월까지 총 130건의 시민권 박탈 소송을 제기했다. 국토안보부(DHS)는 매달 약 200건의 시민권 박탈 가능 사례를 법무부에 넘기도록 지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지난해 내부 지침을 통해 테러·간첩 활동 등 국가안보 위협 대상자들에 대한 시민권 박탈 소송을 우선 추진하라고 연방 검사들에게 지시한 바 있다.
브렛 슈메이트 법무부 민사국 차관보는 “귀화 절차의 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해 기록적인 속도로 시민권 박탈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들의 범죄 이력은 미국 시민권을 받을 자격이 없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