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호 전투 영웅, 노먼 보드 회장 영면

한국전쟁 참전용사이자 장진호 전투의 영웅으로 잘 알려진 노먼 보드 회장의 장례예배가 6일(수) 오전 11시, 라즈웰연합감리교회에서 엄숙하게 거행됐다.

이날 장례예배에는 애틀랜타 총영사관 신혜경 보훈영사를 비롯해, 박선근 한미우호협회 회장, 김백규 전 애틀랜타한인회장, 박은석 현 한인회장, 장경섭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미남부지회 회장 및 임원 등 다수의 한인 사회 인사들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하며, 그의 숭고한 희생과 평생의 헌신을 기렸다.

특히 신혜경 보훈영사는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의 조전을 유족에게 직접 전달하며 깊은 의미를 더했다. 권 장관은 조전에서 “고인은 전후에도 참전용사회 회장으로서 한미 우호와 6·25전쟁 기념사업에 헌신하며 양국 동맹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며, “그 숭고한 헌신을 대한민국은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전했다.

예배 중에는 스탠 피셔 한국전 참전용사회 부회장과 고인의 두 아들이 차례로 추모사를 전했다.

특히 차남 커트 보드 씨는 고인이 생전에 아꼈던 모자를 들어 보이며, “이 모자에는 ‘Korean War Veteran’이라고 적혀 있다. 아버지께 이 문구는 단순한 글자가 아니라 삶 그 자체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는 한인 커뮤니티와 매우 가까이 지내셨고, 참전용사회 활동은 인생의 핵심이었습니다. 한국을 향한 애정과 헌신은 가족 모두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유산”라고 회상했다.

참석자들은 “고인의 희생과 용기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가능하게 했다”며 “그의 헌신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입을 모았다.

예배 후에는 교회 식당에서 리셉션이 진행됐으며, 고인의 뜻에 따라 조화를 대신해 많은 이들이 ‘터널 투 타워스(Tunnel to Towers)’ 재단에 그의 이름으로 기부를 이어갔다.

고인은 1932년 1월 4일 버지니아에서 태어나, 1949년 고등학생 시절 미 해병대 예비군에 입대하며 군인의 길을 시작했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과 함께 미 해병 1사단 소속으로 참전해 혹한 속 장진호 전투에서 중공군의 야간 공세를 막아내며 전설적인 전투를 치렀고, 평생 이를 “잊고 싶지만 잊을 수 없는 밤”이라 회상했다.

흥남철수 작전까지 생존한 그는 부산항에서 부모에게 생존 소식을 전하기 위해 군수품을 팔아 전보 비용을 마련했고, 그 전보는 1950년 크리스마스에 가족에게 전달돼 지금까지도 소중히 보관되고 있다.

전역 후에는 조지아주 둘루스를 중심으로 한국전 참전용사협회 레이먼드 G. 데이비스 지부 회장으로 활동하며 참전용사의 명예와 희생을 기리는 데 헌신했다.

노먼 보드 회장은 지난 7월 29일(화) 아침, 에모리 존스크릭 병원에서 가족들의 곁에서 향년 93세로 영면했다.

윤수영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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