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느끼면 뇌 구조 변한다…신경병 발병 가능성도 ‘쑥’

만성적인 외로움이 뇌의 구조와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퇴행성 신경질환 발병 소지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외로움이 동료애를 추구하도록 하는 스트레스 신호의 독특한 형태일 수 있다고 본다.

인간은 고대 조상 때부터 홀로 남으면 위험하며 생존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사회적 동물로 진화해 왔다는 것이다.

이런 외로움이 만성적으로 되면 스트레스 반응이 고착돼 건강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공포반응은 그 자체로는 도움이 되는 것이지만 불안이 부적응 정신질환으로 변화시키는데 외로움도 이와 유사하다.

위스콘신 메디슨대학 노화연구소의 애너 핀리는 “일시적으로 약간의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사회적 관계 형성에 대한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만성적 외로움은 사회적 위협이나 고립될 수 있다는 신호에 적응하게 만들어 타인과 교류하는 것을 꺼리거나 두려워하게 하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외로운 사람들은 또한 ‘싫어한다’ 또는 ‘거부한다’는 말과 같이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사회적 단어와 감정 표현에 과민한 상태다.

만성적인 외로움은 사회 인지와 자각과 감정처리에 중요한 뇌 영역에서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과학자들은 아직 외로움이 뇌의 구조와 기능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유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외로움이 불러온 스트레스 반응이 면역체계 활성화와 염증성 화학물질 증가로 이어지고,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신경세포를 손상해 뇌 건강이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외로움이 알츠하이머나 다른 종류의 치매, 파킨슨병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도 나오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브리검 여성병원의 낸시 도너번 박사에 따르면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사람일수록 인지 하락 징후가 나타나기 이전부터 뇌에서 알츠하이머 유발인자인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많이 검출됐다.

도너번 박사는 또한 노년층에서 외로움이 불러오는 스트레스와 염증이 신경변성질환의 발생과 악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며, 외로움이 심혈관계에 영향을 줘 혈압과 심박수 상승을 불러오고 뇌에도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엘렌 리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 정신의학과 부교수는 일시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일수록 외로움이 행동까지 규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외로운 사람일수록 신체활동이 적게 하고 흡연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모든 것들이 뇌 연령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만성적인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방법은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이다. 미술 수업이나 운동팀, 자원봉사 등의 기회를 통해 여러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라는 것이다.

다만 이는 관련된 사람들과의 ‘공유된 정체성’이 있는가에 따라 효과가 갈린다는 한계가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사회적 교류에 대한 사고방식과 태도를 살펴보는 것이다.

리 부교수는 이는 외로움이라는 문제의 “근본을 파고든다”는 점에서 좀 더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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