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김 “재미교포 역사 120년만 첫 상원의원…겸손히 임할 것”

美 뉴저지주서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새로운 정치의 시대 시작”

5세 때 이사와 처음 묵었던 고향 호텔서 회견…”상상 못했던 일 이뤄”

미국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앤디 김(42·민주) 당선인은 5일 재미교포 역사 120여년 만에 한국계 미국인이 처음으로 연방 상원의원에 선출되는 기회를 얻었다며 겸손함을 갖고 상원의원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 당선인은 이날 당선이 확정된 뒤 미국 뉴저지주 체리힐의 더블트리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상원의원직을 맡을 준비를 하면서 이 순간을 최고의 겸손함을 가지고 접근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역사상 미국인으로 불린 약 6억명 중 약 2천명만이 이 일을 맡을 영광을 얻었고, 재미교포 역사 120여년 만에 이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아직 역사에 쓰이지 않은 장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미국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장을 던진 김 당선인은 이날 미 대선과 함께 치러진 선거에서 경쟁자인 공화당 커티스 바쇼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단순히 선거 캠페인을 펼친 게 아니라 망가진 정치를 고치는 운동을 만들어냈다. 선거일은 결승선이 아닌 시작”이라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우리가 그동안 이룬 것을 봐 달라. 일반적인 가능성 잣대로 보자면 지금 이 순간은 일 년 전, 6년 전에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었던 일”이라며 “우리는 잘 살고 인맥이 좋은 사람들만이 정치를 독점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우리는 풀뿌리를 상징하는 뭔가를 만들었다”라고 강조했다.

김 당선인은 뉴저지주 체리힐의 호텔을 당선 소감 발표장소로 선택한 배경에 대해 “5살 때 뉴저지주로 처음 이사 왔을 때 몇 주간 이 호텔에서 지냈다”며 “제 인생에서 가장 강렬한 기억 중 일부는 이 곳에서 만들어졌다”라고 말했다.

그의 부친 김정한 씨는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를 거친 유전공학자로서 암과 알츠하이머 치료에 평생을 바친 입지전적 인물이다. 간호사였던 모친은 다른 사람들 곁에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시키기 위해 아들에게 병원 자원봉사를 시켰다고 한다.

보스턴 태생인 김 당선인은 부친이 체리힐 인근 캠던의 암연구소에서 일하게 되면서 남부 뉴저지주로 이사했고, 대학 진학 때까지 이곳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는 2018년 백인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고 아시아계가 드문 이곳을 지역구(3지구)로 삼아 연방하원 의원 선거에 출마해 현역이었던 공화당 톰 맥아더 의원에 신승을 거뒀다.

그의 나이 36세 때였다. 이후 그는 두 차례 더 선거에서 승리하며 현역 3선 고지에 올랐다.

김 당선인은 “오늘 밤 이 호텔에, 이 자리에 서고 싶었다”며 “부모님과 가족에게 감사드리고, 나와 같은 한 소년에게 꿈을 꿀 기회를 준 이 주(州)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제 아들 오스틴과 어거스트를 위해 이 일을 한다”며 “그들은 제가 만들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받을 자격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국계 미국인이 사상 최초로 미 연방상원에 입성하면서 한인사회의 자부심도 커진 분위기다.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김동석 대표는 김 당선인의 승리에 대해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그가 이뤄온 정치 행적을 보면 연방 상원의원(일리노이)을 지낸 뒤 대권에 도전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처럼 미 정치권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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