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장도 부상 당해…”학생들이 도망갈 시간 벌어”
미국 아이오와주 페리 고등학교에서 새해 첫 등교일에 총격 사건을 저지른 범인은 범행에 앞서 소셜미디어에 이를 암시하는 영상을 게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5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는 이번 총격사건의 범인인 17살 딜런 버틀러가 범행 직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게시됐다.
이 영상에는 학교 화장실 안에서 듀플백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버틀러의 모습이 담겨 있다. 영상에는 “모든 준비가 끝났다”(Now we wait)라는 캡션도 달렸다.
이 게시물에는 또 배경 음악으로 1980년대부터 활동한 독일 그룹 KMFDM의 음악 ‘스트레이 불렛'(Stray Bullet)이 깔렸다.
이 음악은 미 역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 중 하나인 1999년 콜로라도주 컬럼바인 고교 총격 사건 범인의 웹사이트에서도 발견된 곡이라고 CNN은 전했다. 당시 총격으로 13명의 사망자와 2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 영상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경찰 당국은 범인이 “범행 전 소셜 미디어에 여러 차례 게시물을 올렸다”며 “우리는 이런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범행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버틀러가 평소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사건이 발생한 페리 고등학교 교장의 침착한 대응으로 추가 피해를 막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NBC 방송에 따르면 댄 마르버거 교장의 딸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아빠가) 총격범을 진정시키고 관심을 딴 곳으로 돌리도록 하면서 학생들이 도망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고 썼다.
마르버거 교장은 이번 사건 때 다친 5명 중 1명이다. 그의 딸은 “(아빠는) 하루 종일 수술을 받은 뒤 이제 안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총격 사건의 사망자는 1명으로, 이 고등학교와 붙어 있는 중학교에 다니는 6학년생(한국의 중학교 1학년)이 희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