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패러다임 바꿀 것”
진행성 췌장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실험용 신약이 개발돼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31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신약 ‘다락손라십(Daraxonrasib)’을 복용한 진행성 췌장암 환자들의 중앙 생존기간은 13.2개월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화학요법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6.7개월보다 거의 두 배 긴 수치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도 게재됐다.
다락손라십은 췌장암 환자의 90% 이상에서 발견되는 KRAS 유전자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경구용 치료제다. KRAS 변이는 오랫동안 치료가 어려운 표적으로 여겨져 왔지만, 이번 임상시험을 통해 실제 생존율 향상 효과가 확인되면서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브라이언 울핀 박사는 “이번 결과는 췌장암 치료 분야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향후 새로운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진단 시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대표적인 난치암으로 꼽히며 생존율 또한 매우 낮다.
미국암협회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는 약 6만7천 명의 신규 췌장암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5만2천 명 이상이 이 질환으로 사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약 13% 수준이다.
연구진은 다락손라십이 완치제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치료 효과가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피부 발진과 구강 궤양, 메스꺼움 등의 부작용도 보고됐다. 다만 대부분의 부작용은 관리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약 개발사인 레볼루션 메디신스(Revolution Medicines)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 신청을 준비 중이며, FDA는 해당 약물에 대한 신속 심사 절차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는 이번 연구가 수십 년간 큰 진전이 없었던 췌장암 치료 분야에 새로운 희망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