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러, WSJ 기자 등 24명 수감자 맞교환…냉전 이후 최대 규모

러, 미국인 3명 등 모두 16명 석방…서방, 러 국적자 8명 송환

바이든 “외교와 우정의 개가…동맹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던 일”

CIA 국장 터키서 막후협상…설리번, 브리핑 도중 눈시울 붉히기도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러시아가 1일 각각 수감 중이던 24명을 동시에 석방하는 방식으로 수감자를 맞교환했다.

이는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수감자 맞교환이다.

러시아는 이날 간첩 혐의를 받고 러시아에 수감 중인 월스트리트저널(WS)의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 등 3명의 미국인을 포함해 모두 16명을 석방했고, 이에 대응해 서방에서는 8명의 러시아 국적 수감자를 본국으로 돌려보냈다.

백악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에반 게르시코비치를 포함해 미국 해병대 출신 폴 휠런, 자유유럽방송(RFE) 기자 알수 쿠르마셰바 등 3명의 미국인과 1명의 영주권자와 함께 5명의 독일인, 7명의 러시아인 등 그동안 러시아에 수감돼 있던 16명이 석방됐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풀려난 러시아인 중 대부분은 수감 중 사망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와 함께 했던 인사들이다.

반면에 서방에서 석방된 8명의 러시아 국적자 중에는 독일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암살자 바딤 크라시코프가 포함됐다.

크라시코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교환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번 수감자 교환 협상에는 미국과 독일, 러시아 뿐 아니라 터키, 폴란드, 슬로베니아, 노르웨이, 벨라루스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을 통해 “러시아 당국은 어떤 합법적 이유도 없이 이들을 오랜 시간 구금해 왔다”며 “3명의 미국인들은 모두 부당하게 간첩 혐의를 적용받았다”고 규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석방은 외교와 우정의 개가”라며 “동맹들의 도움 없이 이번 일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게 특히 감사를 표했다.

그러나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직접 대화 여부에 대해선 “그와 직접 접촉할 필요는 없다”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별도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역사상 가장 크고 복잡한 맞교환을 성사했다”며 이번 수감자 교환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푸틴과 직접적 관여는 없었다”고 부인한 뒤 “러시아 공직자들과 광범위한 접촉이 있었지만, 구체적으로는 언급하지 않겠다”며 러시아측 협상 대상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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