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달라지는 미국 곳곳…성중립 장난감에 금서없는 도서관까지

2024년 새해를 맞아 미국 각 주에서는 다양한 법이 새로 도입된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와 NBC·CNN 방송 등은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갔거나 시행 예정인 주법들 가운데 논쟁적이거나 주목할만한 사례를 1일 소개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주요 소매점에서 성 중립적인 장난감 판매대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올해부터 도입됐다.

2021년 9월 주 의회를 통과해 이날 발효된 이 법은 직원 수 500명 이상의 대형 소매업체들에 남아와 여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장난감 판매대를 두도록 했다.

이를 준수하지 않는 업체에는 첫 위반 때는 250달러, 그 이후부터는 최대 5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남아용과 여아용을 따로 모아둔 기존 장난감 판매대를 없앨 필요는 없고, 추가로 성 중립 장난감 판매대를 두면 된다.

에번 로 주의원은 여덟살 소녀로부터 ‘무엇이 여아용 장난감인지를 왜 상점에서 정해주는 건가요’라는 질문을 받고 이 법을 발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로 의원은 “이 법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표현하고 편견을 떨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아이들이 아이들답게 자라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리노이주에서는 학교나 공립 도서관에서 성소수자·인종 문제 등을 다룬 책을 금지 도서로 지정하거나 퇴출할 수 없게 한 ‘금서 지정 금지법’을 이날부터 시행했다. 이는 미국에서 금서 금지법을 도입한 최초 사례다.

이 법은 학교·공립 도서관이 주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으려면 미국도서관협회(ALA)의 도서관 권리장전(Library Bill of Rights)을 채택하거나 비슷한 서약을 하도록 했다.

서약에는 “당파적 입장이나 이념 때문에, 혹은 도서 창작에 기여한 사람들의 출신 배경과 견해 때문에 해당 도서를 금지하거나 제거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또한 젠더·인종 관련 도서를 제한하거나 금지할 경우 주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

사서이기도 한 알렉시 지아눌리어스 일리노이주 총무처 장관은 “책을 금지한다는 개념은 미국이 옹호하는 본질을 부정하는 것이며,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도록 가르친다는 교육의 목표를 거스른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텍사스주에서는 공립 고등교육 기관에서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금지하는 법이 이날 발효됐다.

지난해 5월 주 의회를 통과한 이 법에 따르면 공립대학들은 ‘성별, 피부색, 또는 민족에 근거해 정책, 절차, 훈련, 프로그램, 활동 등에서 사람들에게 다른 대우를 제공하는 DEI 관련 사무소’를 공립대학에 두지 못한다.

또 대학 측으로부터 DEI 교육·훈련에 참여하도록 요구받은 학생이나 교직원은 학교를 고소할 수 있다.

각 대학은 상대적으로 차별받아온 집단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학생 선발이나 직원 채용, 교육·훈련 과정 등에서 인종·성별·민족 등을 고려하는 DEI 정책을 펴왔는데 이를 막은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학 내 성소수자 지원센터 등 DEI 관련 부서도 문을 닫는다.

뉴저지주를 비롯한 여러 주에서 올해부터 사전 피임약을 의사의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게 됐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앞서 지난해 7월 프랑스 제약업체 HRA 파마가 만든 피임약 ‘오필'(Opill)의 처방전 없는 판매를 승인했다. 미국에서 처방전 없이 사전 피임약이 판매되도록 승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대법원이 연방 차원에서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의 결정을 뒤집은 뒤 낙태를 금지하는 주(州)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사전 피임약을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피임 접근성이 좋아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밖에 뉴욕주는 애완동물 가게에서 개나 고양이, 토끼를 파는 것을 올해부터 금지할 예정이다.

이는 ‘강아지 공장’으로 비판받는 일부 상업적 사육시설의 열악한 환경으로부터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애완동물 가게에서 보호소에 들어온 동물들을 입양을 목적으로 전시하는 것은 허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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