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서 미수리’에 발 묶인 전공의…병의원 취업도 어려워

전문의수련규정 상 전공의는 의료기관 개설 및 수련기관 외 근무 불가

서울시의사회, 구인·구직 게시판 열어…’전공의 우대’ 등 담겨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보름을 넘긴 가운데, 일부 개원가에서 전공의를 우대하는 구인 공고를 내며 ‘후배 의사’ 돕기에 나섰다.

일부 전공의들도 병·의원 취업 의사를 보이고 있지만 ‘수리되지 않은 사직서’에 발이 묶였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병원을 떠난 전공의 일부가 일반의 자격으로 병의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취업을 하겠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강’ 대치가 예상치 못하게 장기화하면서 생활비 등을 충당하고자 파트타임 자리를 물색하는 것이다.

일부 개원가에서도 ‘선배 의사’로서 이러한 전공의들을 적극 채용하겠다는 조짐을 보인다.

서울시의사회는 전공의들을 돕겠다며 최근 구인·구직 게시판을 열었다. 게시판에는 단순 참관하는 의사를 구한다며 의대생과 인턴, 전공의를 우대한다는 공고가 올라오고 있다.

단 현재로서는 전공의의 구직도, 개원의들이 전공의를 채용하는 것도 모두 의료법상 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

전공의가 의사 면허를 갖고 병의원에 취직하기 위해서는 전공의 신분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제14조에 따르면 전공의는 의료기관을 개설해선 안 되며,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수련병원 외의 다른 의료기관에 근무할 수도 없다.

이 규정은 의료법 제77조에 따라 전문의의 수련, 자격 인정 및 전문과목에 관해 필요한 사항을 정하고 있다.

해당 규정 때문에 현재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은 전공의들은 병의원 개설이나 취업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복지부는 전공의들의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았을뿐더러, 사직 자체에도 효력이 없으므로 이들을 여전히 전공의 신분으로 보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집단 사직서 제출로 계약이 종료되기 전에 전공의를 대상으로 진료 유지명령을 발령했으므로 사직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았으므로 전공의 신분이 유지된다”고 밝혔다.

이들을 채용하는 것 역시 불법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 관계자는 “전공의 겸직을 제한하는 것은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피교육자의 지위에 있는 전공의가 본래의 수련 과정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므로 타의료기관에서 겸직 근무를 하는 것은 불법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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