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안 합니다”가 광고였다…수출 목적 아닌 ‘타임스스퀘어 광고’로 국내 홍보
역발상 아이디어…”고향 봉화를 알리고 싶었다”
‘봉화사과 맛있지만 광고 안 합니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한복판 전광판에 등장한 엉뚱한 문구의 한글 광고를 낸 주인공은 경북 봉화군청의 20대 농업직 공무원이었다.
봉화군 농업기술센터 유통특작과 김수성(27) 주무관은 최근 사비 32만9천원을 들여 봉화 사과를 알리는 광고를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띄웠다.
미국에 봉화사과를 수출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봉화 사과 광고가 떴다’는 화제 자체를 국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에서 활용해 봉화와 지역 농산물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14일 경북 봉화군에 따르면 광고는 한국시간 기준 지난 13일 오후 1시 36분부터 이날 낮 12시 36분까지 23시간 동안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서 매 36분마다 15초씩 송출됐다.
전광판에는 투박한 글씨체로 ‘봉화 사과 맛있지만 광고 안 합니다’라는 문구가 떴다.
김 주무관이 직접 기획한 광고다.
그는 봉화 사과 홍보를 위해 봉화군 공식 SNS에서 활동하는 가상 캐릭터 ‘봉숭이 주무관’을 활용해 평소에도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김 주무관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미국에 사과를 홍보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며 “봉화 사과의 주 판매처는 국내이고 미국 수출도 많지 않아 미국 광고에 군 예산을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임스스퀘어에 광고했다는 사실을 통해 국내 인스타그램이나 온라인에서 홍보하고, 결과적으로 봉화군과 우리 지역 농산물을 알리고 싶었다”며 “이렇게까지 해야 봉화 사과를 한 번이라도 더 알아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광고비 32만9천원은 모두 김 주무관이 사비로 부담했다.
그는 2019년 경주시청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2024년 고향인 봉화군으로 전입했다.
봉화군에서는 석포면사무소를 거쳐 현재 농업기술센터 유통특작과에서 농산물 유통·홍보 업무를 맡고 있다.
20세부터 공직 생활을 시작한 김 주무관은 젊은 감각을 살려 지난 4월부터 자기 아이디어로 만든 봉화군 SNS 계정 운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타임스스퀘어 광고 소식은 SNS를 통해 퍼지면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김 주무관이 올린 게시물에는 ‘진짜 뉴욕에 광고가 나왔다’, ‘봉화 사과 먹으러 가고 싶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봉화군 홍보실은 이번 광고가 군의 공식 해외 광고 사업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군 관계자는 “봉숭이 캐릭터를 활용한 봉화 사과 홍보 활동의 하나로 직원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개인 비용으로 진행한 것”이라며 “직원 개인이 이렇게까지 봉화 사과와 봉화를 열심히 홍보해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응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봉화군은 앞으로도 봉숭이 캐릭터를 활용한 온라인 홍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 주무관은 “봉화가 제 고향이기도 하고, 제가 직접 만든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이 봉화라는 곳을 알게 되면 좋겠다”며 “사과뿐만 아니라 봉화의 다양한 농산물과 매력을 재미있게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