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CCTV가 핵심 정황” 공개
변호인 “지문·DNA 없어…” 반박
지난 2024년 9월 벅헤드 아파트에서 발생한 90세 한인 김준기(가명) 씨 피살 사건의 공판이 24일 풀턴카운티 법원에서 본격 시작됐다. 사건 발생 16개월 만에 열린 첫 재판부터 검찰과 변호인 측은 결정적 증거를 둘러싸고 날선 법정 공방을 벌이며 진범 여부를 놓고 치열한 대립 양상을 보였다.
이날 김씨의 생전 간병인이었던 세실리아 남 씨는 증인석에서 살해 혐의로 기소된 당시 건물 보안 경비원 자넷 윌리엄스(여)를 가리키며 “무섭다”고 반복해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남 씨는 2024년 9월 25일 오전, 평소 잠겨 있던 김씨의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주방에서 숨져 있는 김씨를 발견했다고 증언했다. 은퇴한 구두 수선공이었던 김씨는 당시 흉기에 54차례 찔린 상태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톰 와이트 검사는 배심원 앞에서 이번 사건을 ‘후던잇(범인 찾기 미스터리)’이라고 언급하며 첫날 핵심 증거로 엘리베이터 CCTV 영상을 제시했다.
검찰에 따르면, 사건 당일 오후 3시 15분 피고인 윌리엄스는 마스크와 안경을 착용하고 붉은색 쇼핑백을 든 채 피해자 거주층인 5층으로 향했다. 약 6분 뒤 내려오는 장면에서는 안경과 마스크를 벗은 상태였고, 바짓단이 찢어져 붉은 얼룩에 젖어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영상 속 윌리엄스는 자신의 왼손등을 살피며 불안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와이트 검사는 “오늘의 모두진술은 예고편에 불과하다”며 향후 조지아 수사국(GBI) 과학자들이 쇼핑백에서 발견된 혈흔 분석 결과 등을 증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피고 측 제니 루빈스키 변호사는 물적 증거 부족을 지적했다. 루빈스키 변호사는 “사건 현장에서 윌리엄스의 지문이나 DNA는 발견되지 않았고, 피고인의 소지품에서도 피해자의 DNA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쇼핑백에서 발견된 혈흔 중 윌리엄스의 것 외에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제3자의 혈흔이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또 다른 범인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씨는 1980년대 미국으로 이민 온 뒤 해당 건물에서 약 30년간 거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사라진 물건은 김씨의 지갑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모자뿐이었으며, 범행 동기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피고 윌리엄스는 수사 과정에서 자살을 시도한 바 있으며, 지난 6월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에서 불구속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향후 재판에는 검시관과 경찰 탐정, GBI 수사관 등 6명 이상의 증인이 추가로 출석해 증언을 이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