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아과학회, 정부와 다른 접종권고안 유지…”18종 접종 필요”

의학계 “과학적으로 이익되는 권고”…트럼프 행정부 접종지침 변경 비판

미국소아과학회(AAP)가 올해 초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내놓은 지침과 차이가 큰 아동기 백신 접종 권고안을 발표했다.

AAP와 CDC의 백신 권고사항에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은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미국 CBS 뉴스는 지적했다.

27일 CBS 보도에 따르면 AAP는 전날 발표한 권고안에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A형 간염, B형 간염, 로타바이러스, 인플루엔자, 수막구균 질환 등을 포함한 감염병 18종을 예방하는 백신 접종 계획을 제시했다.

이는 기존 AAP 권고안과 옛 CDC 지침과 사실상 똑같다.

소아과 분야에서 의학계와 의료계를 대표하는 AAP와 CDC 등 정부 보건당국 기관들은 수십년간 긴밀하게 협조해왔으나, 작년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집권하고 ‘백신 회의론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CDC를 관할하는 보건복지부(HHS) 장관이 되면서 정부 기관들이 AAP 전문가들의 의견과 다른 지침을 내놓고 있다.

앤드루 러신 AAP 회장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고 우리나라 영유아, 아동 및 청소년의 건강에 최선의 이익이 되는 예방접종 권고안을 계속해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소재 와일 코넬 의료원에 근무하는 소아과 전문의 어맨다 크러비츠 박사는 CBS 이브닝 뉴스에 “우리가 여러 해 전부터 권고해오던 백신 모두를 (AAP가) 여전히 권고하고 있다”며 “그래서 현행 AAP 권고에 따르더라도 과거 백신 접종 일정에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CDC는 지난 5일 아동기 백신 접종 신규 지침에서 예방 대상 질병의 수를 11종으로 제시했으며, 이는 당초 17종이던 기존 CDC 지침에 비해 대폭 줄어든 것이다.

CDC의 새 지침 발표 당시 AAP는 이런 변화가 “위험하고 불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올해 기준으로 AAP와 CDC 양측의 아동 백신 접종 권고안 모두에 포함된 질병은 디프테리아, 파상풍, 무세포 백일해,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Hib), 폐렴구균 단백결합, 소아마비, 홍역, 볼거리, 풍진,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수두다.

이 중 홍역, 볼거리, 풍진은 MMR 백신으로 한꺼번에 예방되는 등, 백신 한 가지로 여러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CDC는 지침을 변경해 RSV, A형 간염, B형 간염, 뎅기열, 수막구균 ACWY, B형 수막구균 백신은 고위험군 아동만 맞도록 했다.

AAP 권고안에는 이 중 뎅기열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든 아동이 맞도록 되어 있다.

AAP는 뎅기열 백신 권고 대상을 9∼16세이고 이 질병이 토착화된 지역에 거주하며 전에 감염된 적이 있는 일부 어린이로 한정하면서, 작년에 뎅기열 백신의 미국 내 배포가 수요 부족으로 중단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CDC는 또 고위험군이 아닌 아동의 부모들은 코로나19, 인플루엔자, 수막구균 질환, A형 간염, B형 간염 백신을 맞힐지 여부에 대해 의사들과 “공유된 임상적 결정과정”에 입각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달 7일 방영된 CBS 뉴스 인터뷰에서 케네디 장관은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는 아동이 줄어든다면 “더 나은 일”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동들이 인플루엔자 백신을 못 맞도록 금지하려는 것이 아니라면서 “백신을 구하고 싶다면 구할 수 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보험으로 전액 보장될 것”이라고 말했으나, 과거처럼 약국에서 자유롭게 접종받지는 못하게 됐고 먼저 의사와 상담을 해야만 하도록 바뀌었다는 점은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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