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시장이 ‘저해고·저채용(low fire, low hire)’ 국면을 이어가는 가운데, 4월 해고 규모가 전월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술(테크) 업종이 감원을 주도하며,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주요 배경으로 지목됐다.
글로벌 아웃플레이스먼트 기업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4월 미국 기업들이 발표한 해고 규모는 총 8만3,38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3월(6만620명) 대비 약 38% 증가한 수치로, 2009년 이후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다만 올해 누적 해고 규모는 30만74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0% 감소해 전체 고용시장 충격은 지난해보다 완화된 흐름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기술기업의 감원이 가장 두드러졌다. 4월 한 달 동안 3만3,361명이 일자리를 잃었으며, 올해 누적 기준으로는 8만5,411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한 규모다.
앤디 챌린저 최고매출책임자(CRO)는 “기술기업들이 대규모 감원을 지속하고 있으며, AI 투자와 혁신이 주요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며 “개별 일자리가 AI로 대체되지 않더라도 관련 인건비가 AI 투자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정부(9,149명 감축 계획) ▲창고·물류(5,743명) ▲서비스(4,110명) ▲화학(4,975명) ▲산업재(7,799명 감축 계획) ▲제약(7,440명 감축 계획) ▲미디어(1,462명) ▲뉴스업계(200명) 등 다양한 산업에서 감원이 이어졌다.
기업들의 해고 배경으로는 AI 전환 외에도 ▲사업장 폐쇄 ▲비용 절감 ▲희망퇴직 ▲경기 및 시장 불확실성 ▲조직 재편 ▲계약 손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기업의 약 26%가 AI를 감원 이유로 직접 언급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한편 채용 시장은 여전히 위축된 모습이다. 4월 신규 채용 계획은 전월 대비 약 69% 감소하며 기업들의 보수적 인력 운용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자동차 ▲엔터테인먼트·레저 ▲항공우주·방위 ▲소비재 업종에서는 비교적 활발한 채용이 이어지며 산업 간 온도차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비용 절감과 기술 투자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하는 과도기적 상황”이라며 “당분간 선택적 채용과 제한적 감원이 병행되는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