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스라엘 전격공습에 하메네이 폭사…37년 철권통치 무너졌다

하메네이 있는 장소에 폭탄 30발…딸 등 가족, 혁명수비대 총사령관도 사망

이틀째 공습·보복 이어져…이란, 3인체제 임시 지도자위원회 구성

안보리 긴급회의, 이란 “전쟁범죄” 규탄…호르무즈 봉쇄시도에 세계경제 충격파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격적인 공습을 통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 했다.

37년간 이어져온 하메네이의 이란 철권통치가 하루아침에 막을 내린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서 수십년간 중동 질서의 중요 플레이 역할을 해온 하메네이가 사라짐에 따라 이란은 비상체제에 들어갔고 중동 전체도 깊은 불확실성에 빠져들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사망이 확인된 후에도 폭격을 지속하고 이란은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군기지에 보복을 가하면서 긴장 수위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 수뇌부 몰살작전…최고지도자 비롯해 줄줄이 폭사

1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달 28일 오전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이란 수뇌부가 집결한 시설 세 곳을 동시에 폭격했다.

미 국방부는 이번 작전을 ‘장대한 분노’, 이스라엘은 ‘사자의 포효’라고 각각 명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아야톨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폭격에 살해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날 오전 1시 15분, 이란 시간으로 오전 9시 45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개시한 지 15시간 여만에 하메네이의 사망을 확인한 것이다.

특히 최고지도자 하메이니가 있는 장소에는 이스라엘군이 폭탄 30발을 투하하는 등 집중적 공격이 가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당국도 국영방송을 통해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사망을 확인하고 40일 애도기간을 선언했다.

미국은 이란과의 핵 협상 불발에 대비해 지난 1월부터 주요 군사 자산을 이란 인근 해역에 집결시킨 상태였다.

이번에 미국이 이란 주변에 모은 전력은 지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전쟁 개전 이후 최대 규모 수준이었다.

이란 정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모하마드 파크푸르 총사령관과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수석 안보고문 알리 샴카니가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이란 국영매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딸·사위·손녀 등 가족 4명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최고지도자의 권력이 공백에 빠짐에 따라 3인 체제의 임시 지도자위원회를 구성했다.

헌법에 따른 이 같은 조치로 대통령, 사법부 수장, 헌법수호위원회의 이슬람법 전문가 1명 등 3명이 과도기에 최고지도자의 임무와 권한을 대행하게 됐다.

이란 전문가들은 제도적으로 구성된 임시 지도자위원회보다는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고문인 모하마드 모흐베르 전 부통령, 현재 군사·안보를 총괄하는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이 비상상황에서 실권을 쥘 것이라고 보고 있다.

◇ 무기력한 국제사회…안보리 회의 열렸지만 폭격 계속

미국의 이란 공격과 하메네이 사망 사실이 알려지자 국제사회는 충격에 빠졌지만 무기력한 모습만 노출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이날 열린 긴급회의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독단적인 군사력 사용에 대한 상호비방만 있었을 뿐 긴장완화를 위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무고한 민간인 희생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침략 행위가 아니라 전쟁범죄이자, 반인도적 범죄”라고 주장했다.

반면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이번 작전이 국제법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대해서 “우스꽝스럽고 솔직히 말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주장을 강력히 거부한다고 반박했다.

안보리 긴급회의가 헛바퀴를 도는 와중에도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폭격을 이어갔다.

이스라엘군은 1일 새벽 이란을 겨냥해 이틀째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하메네이 사망을 발표하며 추가 공격이 진행될 계획임을 암시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면 공격과 이란의 반격 속에 이란과 주변국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란 적신월사는 이번 공격으로 이란 31개주 가운데 24개주에서 피해가 발생했으며, 최소 201명이 사망하고 747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맞공격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랜드마크 중 하나인 두바이의 부르즈 알아랍 호텔은 드론 파편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

각지에서 날아드는 미사일 탓에 이란과 이스라엘을 비롯한 중동 지역 대부분 국가는 하늘길을 닫고 주요 공항을 폐쇄하며 민간 항공기 운항을 금지했다.

◇ 글로벌 경제에 충격파…’이란의 봄’ 아직 먼 얘기

중동발 리스크가 최악으로 치달으며 글로벌 경제도 요동칠 조짐을 보인다.

이란 공격과 하메네이 사망이 주말에 발생해 시장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고 있으나 바클레이즈 에너지 분석팀은 선물시장이 재개되는 오는 3월 2일 거래에서 브렌트유 가격이 현재 70달러 선에서 최대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NYT는 ‘글로벌 에너지 동맥’으로 불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통행량이 미국의 이란 공격 후 기존의 3분의 1 미만으로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IRGC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직후 안전상의 이유로 이곳의 선박 통행을 금지한 상태다.

현재 전 세계의 눈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이란의 실질적인 정권 교체가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지에 쏠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메네이 사망 사실을 확인하는 SNS 글에서 이란인들에게 “나라를 되찾을 단 한 번의 가장 위대한 기회”라며 신정체제의 전복을 종용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메시지는 이란이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하며 친서방적 정권이 탄생한다면 미국의 중동 내 헤게모니 장악에 있어서 한층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아야톨라 하메네이를 비롯한 이란 수뇌부가 암살됐다고 해서 ‘이란의 봄’이 찾아올 것이라고 보는 이들은 드물다.

미국 정보당국 내부에서도 이란의 급격한 체제 변화는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후임으로 결국 강경파가 집권할 가능성이 크고 체제 유지를 위한 감시와 억압이 더 강화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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