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소설, 20개국에 판권 팔려 놀라움

연소민 소설 ‘공방의 계절’…자전적 이야기 담아

“해외 편집자들이 좋게 봐주셨다니, 제가 앞으로도 소설을 계속 써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것 같은 기분입니다. 사실 아직도 잘 믿기지가 않아요.(웃음)”

대학생 소설가 연소민(23)은 지난 1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첫 장편소설 ‘공방의 계절’이 잇따라 해외 출판사들과 판권계약을 맺은 것이 잘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가 지난 3월 국내에서 출간한 첫 장편 ‘공방의 계절’이 해외 유수의 출판사들에 잇따라 판권이 팔려나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작품을 출간한 모요사출판사에 따르면 ‘공방의 계절’은 지난 9월 영국 바이킹 출판사를 비롯해 현재까지 프랑스, 독일, 덴마크, 러시아, 대만 등 20개국 출판사와 판권 계약을 맺었거나 계약을 마무리 중이다.

지난달 말에는 미국의 출판사 알곤퀸의 계약 제안을 받았다. 알곤퀸은 정보라의 ‘저주 토끼’ 미국판을 펴낸 곳이다.

‘공방의 계절’은 한국 저작권 중개사인 신원에이전시와 영국의 100년 전통의 저명한 중개사인 PFD에이전시의 협업으로 해외 출판사들의 문을 두드린 끝에 잇따라 판권 계약이 성사됐다고 한다.

이 작품은 방송작가 일을 하다 완전히 지쳐버린 서른 살 여성 ‘정민’이 우연히 동네 도자기 공방에 나가 도자기를 굽게 되면서 점차 내면의 상처를 딛고 위안을 찾아간다는 이야기다. 작가는 이 소설을 “도자기를 구우며 성장해가는 한 여성의 이야기”라고 했다.

소설엔 현재 서울의 한 대학에 다니며 소설가이자 방송작가로도 활동 중인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많이 반영됐다.

연소민은 “방송작가 일을 일찍 시작해 학업을 병행하면서 건강이 나빠졌다가 우연히 도자기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치유되는 경험을 했다”면서 “이런 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소설을 써 봤는데 이렇게 해외에서도 반응이 있을 줄은 예상 못 했다”고 했다.

‘공방의 계절’은 영국에서 내년 가을에 먼저 출간될 예정이다. 번역은 BTS의 10주년 기념 책 ‘비욘드 더 스토리’ 영문판에 참여한 클레어 리처즈가 맡는다.

이 소설이 18개국에서 제안받은 전체 선인세 규모는 35만 달러(4억6천만원 상당)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생 작가의 첫 장편소설로는 대단한 반응이다.

모요사출판사 관계자는 “해외 출판인들 사이에서 ‘도자기라는 소재가 매우 신선하다’,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감각을 통해 여성이라는 주체가 스스로 치유해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졌다’ 등의 반응이 많았다”면서 “기존 한국 힐링소설의 계보에 있으면서도 도자기라는 신선한 소재를 다룬 것이 크게 어필한 것 같다”고 전했다.

연소민은 2022년 단편 ‘게으른 킨코’로 한국신인소설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단편 장르소설 ‘너만을 위한 플레이리스트’를 발표했고, 프리랜서 방송작가로 활동하며 여러 방송사의 교양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했다.

이미 차기작으로 다른 장편소설을 또 집필 중이라는 그는 “계속해서 좋은 소설을 쓰고 싶다”고 했다.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이렇게 좋은 반응을 얻은 게 제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아직 생각 중이에요. 글쓰기에 조금은 더 자신감을 얻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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