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재조합 백신, 생백신보다 치매 예방 효과 더 크다”

英 연구팀, 미국 접종자 20여만명 분석…”메커니즘 규명 추가 연구 필요”

대상포진 백신은 일반적으로 치매 예방에 일정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대상포진 바이러스의 항원과 면역 반응 강화 성분이 결합된 재조합 백신이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약화해 사용하는 생백신보다 치매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 막심 타케 교수팀은 26일 의학 저널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서 2014~2020년 미국에서 대상포진 생백신과 재조합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의 6년간 치매 위험을 조사한 결과 재조합 백신 접종자가 치매 진단을 받지 않은 기간이 17%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재조합 백신의 치매 예방 효과가 생백신보다 더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면서 다만 이 연구는 관찰 연구로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는 없고 이런 연관성의 근본적 요인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대상포진 생백신이 치매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는 증거가 제시됐으나 연구 대부분이 소규모 코호트 대상으로 진행됐고, 현재는 재조합 백신을 위해 생백신 생산을 중단한 미국 등의 데이터를 사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조합 백신의 치매 예방 효과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이 연구에서는 미국에서 생백신이 재조합 백신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실험 기회를 활용해 두 백신 간의 치매 위험을 비교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미국 전자 건강 데이터를 이용해 2017~2020년 백신을 처음 접종한 10만3천837명과 2014~2017년 백신을 접종한 10만3천837명을 대상으로 접종 후 6년간 치매 위험을 비교했다. 2017~2020년 접종자는 95%가 재조합 백신을, 2014~2017년 접종자는 98%가 생백신을 접종했다.

그 결과 6년 동안 재조합 백신 접종자들이 생백신 접종자보다 치매 위험이 낮고, 치매 진단 없이 살 수 있는 기간이 17%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는 재조합 백신 접종자들이 치매 진단 없이 사는 기간이 164일 더 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치매 예방 효과는 남녀 모두에게 나타났지만, 여성에게서 효과가 9% 더 컸으며, 생백신과 재조합 백신 모두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백신(Tdap)이나 독감 백신에 비해 치매 예방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대상포진 백신이 치매를 예방하는 메커니즘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대상포진 백신이 치매 유발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헤르페스 감염을 막아주는 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고 재조합 백신의 면역 강화 성분이 치매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 결과는 이런 효과를 일으키는 근본적인 경로를 밝혀내고 대상포진에 대한 재조합 백신의 다른 이점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 출처 : Nature Medicine, Maxime Taquet et al., ‘The recombinant shingles vaccine is associated with lower risk of dementia’,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1-024-03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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