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6.9% 증가·영업이익 12.2% 감소…현대차와 합산 영업익 6.6조원
미국 관세 위협에 생산지 조정 등 유연 생산 운영으로 대응
기아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에도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감소해 지난해까지 이어갔던 최대 실적 행진을 멈추게 됐다.
다만 영업이익률 등 수익성 지표는 긍정적 흐름을 유지해 아직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 자동차 업계의 대체적 평가다.
하지만 올해 2분기부터 미국 자동차 관세라는 악재를 본격적으로 직면하게 돼 기아는 생산지 조정 등 수요에 기반한 유연 생산을 지속하며 이러한 관세 파고를 넘어설 계획이다.
◇ 최대 매출에도 영업익 12.2% 감소…현대차와 합산 영업익 6.6조
기아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8조175억원, 3조8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6.9%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2.2% 감소한 수치다.
비록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였지만 영업이익이 줄면서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기아의 최대 실적 행진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기아는 하이브리드차(HEV)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믹스 개선(판매 비중 확대)과 관세 적용을 앞둔 미국 시장의 선구매 수요, 우호적 환율 등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지만, 인센티브 증가와 기저효과 등으로 영업이익은 줄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영업이익률이 완성차업체 평균 수익률 2배가량인 10.7%를 기록하며 10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를 나타낸 것은 아직 고수익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정체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도 글로벌 판매량(도매기준)이 77만2천648대로 1.6% 증가한 것은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이로써 기아와 전날 실적을 발표한 ‘형제기업’ 현대차와의 합산 영업이익은 6조6천42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 6조9천831억원과 비교해선 소폭(4.9%) 감소한 것이나 올해 현대차·기아의 연간 영업이익은 3년 연속 20조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 1분기 팔린 4대 중 1대는 친환경차…지역 고른 성장
비록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고수익 차종인 친환경차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것은 향후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아의 올해 1분기 친환경차 판매(하이브리드차·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7% 증가한 17만4천대를 기록했다.
전체 판매 중 친환경차 비중도 1.5%포인트 늘어난 23.1%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팔린 기아 차량 4대 중 1대는 친환경차란 얘기다.
이중 하이브리드차는 10.6% 증가한 10만4천대가 팔리며 비중이 13.8%까지 뛰어올랐다.
전기차(EV)는 캐즘에도 27.0% 늘어난 5만6천대가 팔리며 7.4%까지 비중을 늘렸다.
기아는 유럽과 국내를 제외하곤 전 지역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미국을 포함한 북미 시장 판매량은 25만5천대에서 25만7천대로 0.8% 증가했고, 신흥시장인 인도 시장은 6만5천대에서 7만6천대로 15.6% 늘었다.
아시아·중동 판매량도 4만8천대에서 6만대로 25.5%라는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에 비해 유럽 시장에서는 15만6천대에서 14만8천대로 판매량이 5.1% 줄었다.
국내시장(13만8천대→13만4천대)은 2.3%의 판매 감소율을 보였다.
◇ 美관세는 가장 큰 위협…유연 생산 운영으로 대응
기아도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미국 관세 등 불안정한 글로벌 통상환경을 올해 가장 큰 위협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아는 관세에 따른 미국 내 선수요 증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생산지 조정 등 수요에 기반한 유연 운영으로 수익성을 방어할 방침이다.
아울러 전기차 캐즘 속 공격적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강조하는 동시에 수익성을 보장하는 하이브리모델을 판매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픽업트럭 타스만과 목적기반모빌리티(PBV) PV5 등 다차종 출시를 통해 전 세그먼트에 걸쳐 판매 동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2분기에는 관세 회피 심리에 따른 선수요로 어느 때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며 “EV9·EV6를 미국 현지에서 생산해 보조금을 받고, PBV 등 차종에 맞는 인센티브 전략으로 효율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 대응을 위해 당장의 가격 인상보다는 시장 수요를 고려해 어떻게 하면 저희 포지션을 지키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지 신중하게 접근하도록 하겠다”며 “관세 효과는 모든 완성차업체가 동일하게 받지만, 산업수요 영향은 동일하지 않을 테니 분명히 치고 나가는 게 있을 것이고, 과거처럼 레벨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