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것도, 먹지 않는 것도 하나님을 위한 것이라야 합니다. 그럴 때에 우리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도 않는 하나님을 삶 속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먹다 듣다 걷다’ 교회는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가(두란노)는 시대의 지성 이어령(1934~2022) 전 문화부 장관의 유작이다.
이 책은 몇 년 전에 열린 제3회 기독교 사회복지 엑스포 주제 콘퍼런스에서 ‘한국 교회 대사회적 섬김에 대한 평가와 한국 교회 미래를 위한 통찰’이라는 주제로 이어령 교수가 강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어령 교수는 “한국 교회가 할 일을 ‘먹다 듣다 걷다’ 3가지 동사로 이야기한 데는 의도가 있다”면서 “이제까지 기독교는 존재론적인 관점에서 ‘영생’이 가장 중요하고,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면서 기독교의 상징적 키워드를 제시해왔다”고 말했다.
예수님은 인간 가운데 우리의 일상 현실 속으로 성육신하시고 그로써 역사의 일부가 되셨다. 한마디로 예수님의 생애는 대단히 역동적인 사건(event)이었다는 것이다. 초월자이신 하나님이 인간과 같아지시기 위해 먹고, 듣고, 걷는 행위로 뛰어드셨는데, 인간이 이를 다시 추상화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