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문화관, 한글명맥 지킨 언론인 남해룡 조명

레닌기치 주필 시절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마을을 방문한 남해룡(사진 우측). [고려인문화관 제공]

중앙아 강제이주 후 ‘레닌기치’ 주필 맡아 민족 언어·정신 지켜

광주 광산구 고려인마을 소재 고려인문화관(관장 김병학)은 구소련 시절 강제이주 후 중앙아시아에서 한글의 명맥을 지켜온 언론인 남해룡(1902∼1973)을 조명하는 기획전을 연다고 17일 밝혔다.

함경북도 출신인 그는 1928년 소련 블라디보스토크 원동국립대를 나왔다.

1937년 스탈린에 의해 연해주 지역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로 이주당한 고려인들은 1923년부터 연해주에서 발행하던 한글 신문인 ‘선봉’의 뒤를 이어 카자흐스탄에서 ‘레닌기치’를 발간한다. 이 신문은 1991년부터는 ‘고려일보’로 명칭을 바꿔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강제이주로 카자흐스탄으로 온 그는 1940년 ‘레닌기치’에 입사해 편집원, 생활부 부장, 부주필을 거쳐 1945년부터 1964년까지 20년간 주필을 맡아 신문을 이끌었다.

당시 중앙아 고려인 사회는 모국의 언어와 문화가 단절될 위기에 놓여 있었는데 남 주필은 한글 신문을 통해 공동체의 역사를 기록하는 데 앞장섰다.

특히 신문 지면에 고려인의 삶, 교육, 문화, 한글 문학 등을 담아 공동체를 하나로 이어주는 데 힘썼다.

남 주필은 이러한 공로로 명예 훈장, 노력 영웅 메달, 카자흐스탄 소비에트 표창 등을 받았다.

김병학 관장은 “한글신문은 민족의 기억이자 역사로 남았고 후세대에 우리 말과 정신을 이어주는 역할을 했다”며 “20년간 주필을 맡아 우리말을 지켜온 그의 업적을 조명하는 전시”라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는 6월 말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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