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의 날 ‘카운트 다운’…7개 경합주가 승패 가른다

선거인단 538명 중 270명 이상 확보해야 승리…펜실베이니아가 ‘열쇠’

해리스 유력 승리 공식은 ‘블루월’…트럼프는 ‘선벨트’ + 펜실베이니아

미국은 오는 5일(현지시간) 전역에서 백악관의 새 주인을 결정하는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50개 주(州)와 수도 워싱턴DC에 배정된 총 538명의 선거인단을 두고 경쟁한다. 과반인 27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면 다음 미국 대통령이 된다.

하지만 여러 주의 선거 결과는 사실상 이미 결정됐고, 정작 승패를 좌우하는 곳은 어느 후보도 우열을 가리기 힘든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네바다 등 경합주 7곳이다.

특정 주에서 한 표라도 더 많이 얻는 후보가 해당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전부 가져가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승자독식 구조에서 민주당이나 공화당 어느 한쪽으로 확실하게 기운 주는 전체 결과에 결정적 변수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민주당 철옹성인 캘리포니아의 선거인단 54명은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의 40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져갈 것이 확실시된다.

7개 경합주를 제외한 43개 주와 워싱턴DC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2020년 대선 때와 같은 결과를 재현한다고 가정할 경우 해리스 부통령은 226명, 트럼프 전 대통령은 219명의 선거인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시작하게 된다.

이후 7개 경합주의 선거인단 총 93명을 어떻게 나눠 갖느냐가 승자를 결정한다.

해리스 부통령에게 가장 가능성이 큰 승리 공식은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19명), 미시간(15명), 위스콘신(10명) 등 북부 3개 주를 모두 가져가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들 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 ‘블루월'(Blue Wall·파란 장벽)로 불리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에 민주당의 아성에 균열을 냈다.

이후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장벽을 재건해 백악관에 입성했지만, 이번에는 후보 간 우위를 가리기가 쉽지 않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대체로 해리스 부통령이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오차범위 내 우위인 것으로 나타나지만, 펜실베이니아는 안갯속이다.

나머지 4개 경합주는 일조량이 많은 ‘선벨트'(Sun Belt)에 속한 남부의 조지아(16명)와 노스캐롤라이나(16명), 서부의 애리조나(11명)와 네바다(6명)다.

여론 조사상 트럼프 전 대통령은 네바다를 제외한 나머지 3곳에서 대체로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가 백악관에 재입성하는 가장 손쉬운 길은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 그리고 블루월 중 가장 취약한 펜실베이니아를 공략해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하는 것이다.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는 7개 경합주 중 흑인 인구가 가장 많은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온 흑인 유권자를 잠식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에서는 천연가스 산업 지원 공약과, 지난 7월 13일 야외 유세 중에 발생했던 주(州)내 버틀러에서의 총격 암살미수사건을 부각하며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이 밖에도 두 후보가 승리할 수 있는 여러 조합이 있지만, 미국 언론은 해리스 부통령의 블루월 수성,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벨트 + 펜실베이니아’를 가장 많이 꼽는다.

두 후보의 승리 공식 중심에 있는 펜실베이니아가 이번 대선의 ‘열쇠’다.

이 때문에 두 후보는 경합주 중 가장 핵심인 펜실베이니아에 자금과 시간을 집중해왔다.

두 후보는 대선 전날인 4일에는 최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에서 최후의 유세 대결을 펼친다.

해리스 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이어 주(州)내 최대 도시인 필라델피아에서 콘서트를 겸한 유세로 표심을 공략하고 선거운동을 마무리한다. 특히 이날 필라델피아 유세에는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와 팝스타 레이디 가가도 합류해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일에 이어 이날도 펜실베이니아 레딩과 피츠버그에서 유세하며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는다.

한편 경합주 판세가 워낙 초접전이라 어느 후보가 일방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또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두 후보가 각각 269명을 확보해 선거인단만으로 승부를 가르지 못하는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 경우 선거인단 단속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미국 대선은 각 주의 유권자가 선거 당일 지지 후보에 대해 투표하면 그 결과에 따라 해당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이 결정되고, 나중에 선거인단이 따로 모여 투표 결과대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간접 선거 방식이다.

그러나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를 비롯한 일부 주에서는 선거인단이 유권자들의 선거 결과를 무시하고 자기가 원하는 후보에 투표해도 법적으로 제지할 방법은 없다.

선거인단 투표에서 대통령 후보들의 득표가 동수인 상황이 계속될 경우 내년 1월 3일 새로 출범하는 119대 의회가 대선 결과를 결정하게 된다.

하원이 대통령을 결정하는 구조인데 하원에서는 435명의 하원의원이 각자 투표하는 게 아니라 주(州) 단위로 투표한다.

50개 주 가운데 26개 주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현재 연방 하원의 경우 공화당이 26개 주에서 자당 소속 의원이 더 많으며,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이 다수인 주는 22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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