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NOAA 국립기상청 기후 예측 센터 페이스북
여름 선선했던 메인주 열돔현상 ‘푹푹 찌는 더위’…당국, 더위쉼터 개방
오대호 연안 중북부도 ‘땀 뻘뻘’…美 기상청 “주말 들어서야 날씨 개선”
미국 중북부와 동북동 지역에 형성된 ‘열돔'(Heat Dome)이 지표면을 달구면서 이 일대 일부 지역에서 수십 년 만에 가장 더운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미 기상청(NWS)의 기후예측센터(WPC)는 19일 예보에서 “폭염이 앞으로 며칠간 중북부에서 오하이오강 일대, 오대호, 동북부, 동부에 이르는 지역에 지속해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일대 다수 지역에서 19∼20일 중 체감온도를 나타내는 열지수가 섭씨 38도에서 40도에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온열질환에 주의해 달라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이 지역 수은주를 끌어올린 주된 이유는 미 동북부와 중북부를 중심으로 형성된 ‘열돔’ 때문이다.
열돔은 고기압이 강한 세력을 유지하면서 뜨거운 공기를 가두는 현상으로, 공기가 풍선처럼 가둬진 가운데 뜨거운 햇볕이 열돔 내 공기를 ‘오븐처럼’ 계속 가열하면서 폭염을 유발한다.
앞서 미 텍사스주와 애리조나주, 오클라호마주 등 중부 및 남부 지역도 지난달 하순부터 열돔으로 인한 폭염에 시달려왔다.
이 같은 열돔은 미국 남부와 남서부 지역에서는 여름에 종종 발생하는 현상이지만, 6월 들어 동북부 지역에서 형성돼 폭염을 유발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열돔 현상으로 인해 메인주를 비롯해 버몬트주, 뉴햄프셔주 등 미 동북부 지역의 상당 수 지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이들 지역은 이번 주까지 평년보다 10도가량 높은 기온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와 인접한 미 동북부 끝자락의 메인주 카리부시의 경우 19일 낮 최고기온이 36도로 예보돼 4년 전 낮 기온 최고기록과 동률을 기록할 것으로 지역 기상청은 예상했다.
메인, 버몬트, 뉴햄프셔주 등은 위도가 높고 산악 지형이 많아 여름철에도 상대적으로 덥지 않은 지역으로 꼽힌다.
6월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지 않는 날이 많다 보니 냉방장치를 갖추지 않은 가구 비중이 높아 이번 폭염으로 온열질환 위험에 더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기예보서비스 아큐웨더의 폴 파스텔록 수석 기상예보관은 “이런 유형의 강한 폭염을 보는 것은 평범하지 않으며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메인주는 주 전역에서 도서관이나 각종 공공시설을 더위 쉼터로 개방해 주민들에게 더위를 피할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뉴욕주도 주민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19∼20일 이틀간 주요 주립공원을 무료로 개방하고 공공 야외 수영장 개장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뉴욕주의 주도인 올버니는 19일 낮 최고기온이 35도로 예측됐다.
열돔 현상은 오하이오, 미시간, 인디애나주 등 오대호 연안 중북부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북부 최대 도시인 시카고는 지난 17일 기온이 36도까지 오르면서 도서관, 공공시설 등을 더위 쉼터로 일찌감치 개방했다.
시카고의 경우 폭염 관련 기상특보가 내려진 상황은 아니지만, 여름철 주민 안전을 위해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시 당국은 설명했다.
21일까지 폭염경보가 발표된 피츠버그는 19∼21일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미 중북부와 동북부를 뜨겁게 달구는 열돔 현상은 이번 주 내내 이어지며 주말 들어서야 다소 약해질 전망이다.
미 기상청 기후예측센터는 “이번 주말 들어 동북부(뉴잉글랜드) 지역의 더위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