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적 행사에 방해될 것 분명”…드니로 “투표로 트럼프 쫓아낼 때”
할리우드 원로배우 로버트 드니로(80)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형사재판이 열린 법원 앞에서 정치적인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전미방송협회(NAB)가 그에게 수여하기로 한 상을 철회했다.
30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보도에 따르면 드니로는 다음 달 4일 열리는 NAB 리더십 재단 행사에서 봉사상을 받을 예정이었다.
이 단체는 지난 28일 드니로가 공동체와 수십년간 영화 산업에 헌신한 공로를 기리고자 이 상을 수여한다고 밝힌 바 있다.
NAB 대변인은 그러나 드니로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판이 열리던 법원 앞에서 그를 비판하는 발언을 하나 후 시상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 행사는 초당적인 행사”라며 “우리는 모든 미국인의 언론 자유와 시민 참여 권리를 강력히 지지하지만, 최근 이목을 끈 드니로의 활동이 우리가 주목하고자 했던 자선 사업에 방해가 될 것이 분명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수상자들의 봉사 내용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드니로는 더 이상 이번 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NAB의 이번 결정에 드니로는 성명을 내고 “NAB 리더십 재단의 활동을 지지하며 재단이 지금까지 해왔고 앞으로 할 일에 대해 감사를 표한다”라며 “앞으로도 좋은 일을 계속해달라”고 전했다.
드니로는 지난 2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 추문 입막음 돈’ 의혹 사건 재판 최후 변론이 열린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앞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광대’라고 칭하며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16년 대선 출마를 언급하면서 처음에는 그의 출마가 “‘광대가 대통령에 출마하다니. 말도 안 된다’라며 비웃음을 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앞서 다른 광대들이 악랄한 독재자가 될 때까지 (그들의 행보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던 역사의 교훈을 잊어버렸다”며 “트럼프와 관련해 우리는 두 번째 기회를 얻었고 지금은 아무도 웃지 않는다. 지금이야말로 투표로 그를 멈추고 완전히 쫓아내야 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드니로는 또 드니로는 현장에 있던 기자들에게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돌아간다면 우리 모두 당연하게 여기는 이 자유에 작별 인사를 하게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나는 이 도시를 사랑하고, 파괴하고 싶지 않다”며 “도널드 트럼프는 이 도시뿐만 아니라 이 국가를 파괴하길 원하고, 결국에는 세계를 파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드니로는 앞서 지난 24일 공개된 바이든 대통령의 30초 분량 TV 광고에서도 내레이터를 맡아 트럼프 전 대령을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영화 ‘대부 2’로 1975년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성난 황소’로 1981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대배우로, 미국 영화계의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진영 인사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