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관홍 잠수사 7주기 온라인 추모식 거행

추모식에 참석한 참여자들. 사진=4.16 해외연대

‘로그북’ 공동체 상영 및 간담회

4.16해외연대, 미시간세사모, 샌프란시스코 공감, 스프링세계시민연대 등 4개 단체가 주관한 ‘고 김관홍 잠수사 7주기 추모식’이 지난 24일,  온라인으로 거행됐다.

이 추모식은 먼저 묵념과 추모 시를 낭송한 후, 세월호 희생자들을 구조했던 민간 잠수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로그북> (2021) 상영과 이를 통한 복진오 감독과의 대화로 이루어졌다. 약 40여 명의 참석자들이 행사에 참여하여 슬픔과 분노를 나누고, 서로에 대한 감사와 연대의 마음을 나눴다.

영화 <로그북>은 가혹한 작업 환경과 부상을 당한 잠수사들의 헌신을 그림으로써 차가운 조류와 시야의 제약으로 인해 목숨을 잃으며도 희생자들을 구하기 위해 휴식 없이 작업한 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한, 언론과 정부의 비난과 홀대에도 불구하고 잠수사들의 이야기를 정성스럽게 기록하여 사태를 잊으려는 시도를 거부하고 피해자들의 고통과 숨막히는 고독을 담았다. 영화의 상영에 참석한 잠수사들은 영화를 통해 말할 수 없던 아픔을 세상에 알림으로써 위로와 격려를 받았으며, 채팅방에서도 관객들로부터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영화에서는 작업 과정에서 겪은 힘든 상황과 감정의 기복을 드러내며, 복진오 감독 역시 트라우마 후 스트레스 증상과 혼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진오 감독을 버티고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은 결국 다른 사람들과 아픔을 나누고 도움을 주고받는 일이었습니다. 상담을 받고, 가족들에게 상황과 감정을 털어놓고, 영화를 찍으면서 허물없는 사이가 된 잠수사들과도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며, 복진오 감독은 “함께 공감하는 마음으로 관계가 유지되고 있어서 한편으로는 편안하다”고 고백했다.

“춥지? 따뜻한 데로 빨리 보내줄게. 가자.
내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서였는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말이 나오게 되더라고요.”
-<로그북> 중에서

“한쪽 손 있잖아. 한쪽 손. 같이 잡아야 돼. 같이 잡고 놓지 말아야 돼. 헤어지지 않기 위해서.”
-<로그북> 중에서

트라우마 연구의 고전으로 꼽히는 주디스 허먼의 책은 공포나 상처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혼자 안고 고립되는 상황이 트라우마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상처가 치유되는 길은 역설적으로 그 고립을 깨고 사회적 공동체적으로 상처를 받아들이는 데 있다. 상처에 연대하는 가장 핵심적인 방법은 상처를 나누어 가지는 것이며 그것은 세상을 위하고 남을 위하기 전에 나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어둡고 무섭고 추운 곳에 누군가를 혼자 내버려 둘 때 우리는 언제나 우리 자신의 한 부분을 그와 함께 버려두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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