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인 가구가 부담하는 이른바 ‘싱글세(Singles Tax)’가 연간 1만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임대료 급등이 이어지면서 룸메이트 없이 혼자 거주하는 세입자들의 경제적 압박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Zillow)가 발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평균 아파트 임대료는 현재 월 1,745달러로 지난 5년간 약 30% 상승했다. 이에 따라 1인 가구 세입자는 임대료 전액을 단독 부담해야 하며, 전국 평균 기준 연간 1만470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질로우는 이를 ‘싱글세’로 명명했다.
질로우의 렌탈 트렌드 전문가 에밀리 스미스는 “혼자 살 경우 한 사람의 소득으로 전체 임대료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빠르게 누적될 수 있다”며 “생활비 상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1인 가구의 주거비 압박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별로는 뉴욕시가 싱글세 부담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조사됐다. 뉴욕의 평균 아파트 임대료는 월 3,900달러로, 연간 싱글세는 2만3,400달러에 달한다. 이어 ▲산호세(월 3,248달러·연 1만9,488달러) ▲보스턴(월 3,014달러·연 1만8,084달러) ▲샌프란시스코(월 2,857달러·연 1만7,142달러) ▲로스앤젤레스(월 2,648달러·연 1만5,888달러) 순으로 집계됐다. 대도시일수록 1인 가구의 추가 부담이 더욱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반면, 파트너나 룸메이트와 함께 거주할 경우 임대료와 공과금, 식비 등을 나눌 수 있어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질로우는 이를 ‘커플 할인(Couples’ Discount)’으로 표현하며, 전국 평균 연간 2만940달러의 절감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뉴욕시에서 두 사람이 함께 거주할 경우 연간 4만6,800달러를 절감할 수 있어, 혼자 거주할 때 발생하는 싱글세 2만3,400달러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질로우는 이 같은 커플 할인 효과가 주택 구입을 위한 계약금 마련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국 평균 2만940달러의 연간 절감액은 미국 평균 주택 가격 기준 10% 계약금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주거비 상승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1인 가구 증가 추세와 맞물려 주거 형태 선택이 개인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고물가·고금리 환경 속에서 ‘혼자 살 자유’가 점점 더 비싼 선택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