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2인자’ 이미지 벗어나 ‘대권 존재감’ 키우기
공화당, 해리스 언행·능력 공격…트럼프 “웃는 카멀라, 미친 사람”
올해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교체 후보 출마가 유력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젊은 유권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다.
22일 영국 BBC에 따르면 해리스 선거 캠프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의 대문 이미지를 라임색 배경으로 변경했다.
라임색은 최근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영국의 여성 싱어송라이터 찰리 XCX의 앨범 ‘brat’ 커버에 사용된 색이다.
‘brat’의 사전적 의미는 ‘버릇없는 녀석’이지만, 틱톡 등에선 모범생을 낮춰 부르는 ‘범생이’의 반대말로 통용된다.
젊은 세대가 선망하는 ‘나쁘지만 쿨한 여자’라는 캐릭터를 굳히기 위해 팝스타의 이미지를 차용한 셈이다.
해리스 부통령처럼 모친이 인도계인 찰리 XCX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사퇴를 선언하자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해리스는 brat’이라는 글과 함께 지지를 선언했다.
해리스 캠프가 일반 유권자들에겐 다소 과격해 보일 수도 있는 캐릭터까지 적극적으로 수용하려고 하는 것은 지난 4년간 따라다닌 ‘2인자’로서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해리스 부통령의 측근들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캘리포니아 법무부장관 경력을 적극 부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 기소 후 유죄 평결을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비교를 위해서다.
이와 함께 해리스 부통령이 여성의 낙태권을 옹호해왔다는 점도 적극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다만 이 같은 노력이 원하는 대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공화당 측은 이미 해리스 부통령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우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유세에서 해리스 부통령에게 ‘웃는 카멀라’라는 별명을 붙인 뒤 “미쳤다. 이상한 사람이다”라고 주장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각종 일정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종종 보여주는 함박웃음을 비정상적인 웃음으로 규정한 것이다.
공화당 측은 해리스 부통령의 이미지뿐 아니라 언행이나 능력에 대한 공격도 준비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각별한 관계인 극우 논객 터커 칼슨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랩을 하는 것처럼) 운율에 맞춰 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발언을 뜯어보면 내용도 정확하지 않고, 논리도 없는 ‘아무말 대잔치’라는 것이다.
또한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공화당 인사들은 해리스 부통령을 ‘국경의 황제(차르)’로 부르면서 공격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21년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에게 불법 이민의 원인을 찾아 해결하라고 지시했지만, 오히려 불법 이민이 폭증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별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