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로 돌아온 윤여정 “감독과 쌓은 전우애로 출연”

김덕민 감독 ‘도그데이즈’에서 까칠한 건축가 역

유해진 “파트너 개 말 안들어…내가 개 연기하는게 낫겠다 생각”

“김덕민 감독이 대단한 역량이 있어서 이 작품을 선택한 건 아니에요. 하하.”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2021), 애플TV+ 드라마 ‘파친코'(2022) 등 글로벌 콘텐츠에서 활약한 배우 윤여정이 오랜만에 한국 영화로 관객을 찾는다. 다음 달 7일 개봉하는 김덕민 감독의 ‘도그데이즈’를 통해서다.

윤여정은 10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김 감독이 조감독이던 시절에 만났는데 둘 다 ‘개 취급’을 당하면서 전우애를 다졌다”며 “나중에 (감독으로) 데뷔할 때 내가 맡을 수 있는 역할이 있으면 반드시 하겠다고 다짐했었다”고 출연 배경을 밝혔다.

이 영화는 개를 매개로 만나게 된 여러 인물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 장르로, 윤여정은 반려견 완다와 단둘이 사는 까칠한 성격의 유명 건축가 민서 역을 맡았다.

김 감독은 “(윤여정) 선생님이 꼭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랐는데 흔쾌히 수락해주셔서 (제작 과정에) 탄력을 받았다”며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그녀를 모르면 간첩'(2004)의 조감독으로 영화계에 첫발을 디딘 그는 이후 ‘인천상륙작전'(2016), ‘그것만이 내 세상'(2018), ‘영웅'(2022) 등에서 조연출을 맡다가 20년 만에 감독으로 데뷔하게 됐다.

이 작품에는 윤여정 외에도 유해진, 김서형, 김윤진, 정성화, 다니엘 헤니, 이현우, 탕준상 등 다양한 배우가 출연했다.

유해진은 대선배인 윤여정과 처음 연기하다 보니 긴장을 많이 했다며 “대사를 틀리면 어떡하지 촬영 내내 걱정했는데, 선생님이 편하게 재밌는 이야기를 해주셨다”고 떠올렸다. 그는 개를 싫어하는 동물병원 건물주 민상을 연기했다.

김서형은 민상의 건물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수의사 진영 역을 맡았다.

그는 “원래 개를 너무 좋아해서 시나리오를 봤을 때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윤여정 선생님을 비롯해 좋은 선·후배가 함께하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김윤진과 정성화는 부부 사이인 선용과 정아 역을 각각 소화했다.

정성화는 “김윤진과 함께한다고 생각하니 당장 찍고 싶었다. (감독에게) 나를 좀 써달라고 부탁할 정도였다”며 웃었다.

김윤진 역시 “뮤지컬 ‘영웅’을 본 뒤부터 정성화 씨의 팬이었다”면서 “(촬영하면서) 좋은 아이디어도 많고 애드리브도 잘하시는 분이라는 걸 알았다”고 칭찬했다.

‘도그데이즈’에 빠질 수 없는 또 다른 출연진은 바로 개들이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촬영 현장에서 어려움도 따랐다.

김 감독은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냥 기다리는 것밖에 없었다”면서 “시간에 쫓기지 않고 이 친구들이 해줄 거라는 믿음을 갖고 카메라를 세팅해 놓고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윤여정은 “개들이 다들 연기를 잘한다고 들었는데, 저와 호흡한 완다만 말을 잘 안 들었다. 그래서 계속 기다렸다”고 했다.

유해진은 자신의 파트너인 치와와를 두고 “말을 엄청 안 들어서 제가 개를 연기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설 연휴 이틀 전 개봉하는 ‘도그데이즈’는 조진웅·김희애 주연의 스릴러 ‘데드맨’, 매슈 본 감독의 액션 영화 ‘아가일’ 등과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유해진은 “한국 영화에 모처럼 훈풍이 부는 것 같은데, 저희에게도 따뜻한 바람이 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관객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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