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재발 막자”…WHO 회원국, 협약 논의 3년여만에 합의

WHO 탈퇴 통보한 미국은 불참…내달 연례 총회서 승인 예정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의 전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에 대비·대응하기 위한 국제 규범이 논의 3년여 만에 마련됐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회원국은 16일(현지시간) 새벽 스위스 제네바에서 법적 구속력이 있는 ‘팬데믹 협약’에 합의했다. 협약과 관련한 논의를 시작한 지 3년여 만이다.

이 협약은 향후 WHO 회원국들이 서로 협력해 강력한 보건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세계적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마련됐다.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병원체 접근 문제나 다양한 연구 역량을 구축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다만 올해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에 따라 해외 원조 지출을 줄인 미국 측 협상 대표는 이날 논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의사결정이 중국 중심으로 치우쳤고 회원국의 분담금이 비효율적으로 사용된다는 이유로 WHO에 탈퇴를 통보했다.

WHO 회원국들은 그동안 병원체 접근과 이익공유 등 각국의 이해관계가 걸린 일부 조항에서 절충점을 찾지 못해 3년 넘게 합의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날 장시간 진행된 논의의 마지막 단계에서도 미국 대표의 불참과 의약품에 붙는 미국의 높은 관세 등이 걸림돌이 되는 듯했다.

또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의약품 관련 기술을 이전하는 문제 등을 놓고 일부 국가가 의견 차이를 보였으나 기술 이전 때 서로 합의하기로 하면서 협약이 체결됐다.

팬데믹 협약 합의서는 32쪽 분량으로 다음 달에 열릴 WHO 연례 총회에서 승인될 예정이다.

미국의 지원 삭감으로 여러 국제기구가 시달리는 와중에 이뤄진 이번 합의의 도출은 WHO에 승리로 여겨진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세계 각국이 오늘 제네바에서 역사를 만들었다”며 “오늘 밤은 더 안전한 세상을 향한 우리 여정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러스는 최악의 적이며 (전쟁보다) 더 나쁠 수 있다”며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아 발생하는 비용이 (제대로 대응했을 때 드는 비용보다) 더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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