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라가발루스 황제 조각상. 사진=로마 카피톨리노 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박물관 측 “과거 인물이어도 본인 의사 존중”
영국의 한 박물관이 잦은 여장 등의 기행으로 유명한 로마의 황제 엘라가발루스를 트랜스젠더 여성으로 인정하고 공식 표기에서 ‘그녀'(she)라는 대명사를 사용하기로 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히친에 위치한 노스 하트퍼드셔 박물관은 역사 문헌 등을 통해 알려진 엘라가발루스 황제가 선호한 성별을 존중해 그를 트랜스젠더 여성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서기 218년에 집권해 222년 암살당하기 전까지 짧은 기간 집권했던 엘라가발루스 황제는 여장을 자주 즐겼으며 자신을 여성으로 지칭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마 시대 기록자 카시우스 디오가 남긴 글에 따르면 엘라가발루스는 당시 ‘부인, 여성, 여왕’ 등으로 불렸으며 자신의 애인에게 “나를 군주라고 부르지 말라, 나는 여성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