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외국인관광객 6.9% 감소…코인으로 직접 결제는 막아
태국 정부가 부진한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 관광객이 가상화폐를 태국 밧화로 환전해 쓸 수 있게 할 계획이다.
19일 블룸버그·로이터 통신과 현지 매체 네이션에 따르면 전날 피차이 춘하와치라 태국 부총리 겸 재무부 장관은 이 같은 내용의 ‘투어리스트디지페이(TouristDigipay)’ 시범 프로그램을 오는 4분기부터 18개월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국인 관광객이 태국 정부의 규제를 받는 현지 가상화폐 거래소 플랫폼을 통해 가상화폐를 밧화로 환전하면 금액이 온라인 지갑 앱에 충전된다.
관광객은 이 앱으로 태국 내 전국 식당·상점 등지에서 밧화 현금과 똑같이 상품·서비스를 결제할 수 있다.
피차이 부총리는 “외국인 관광객이 태국에 체류하는 동안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모든 조처를 하고자 한다”면서 “이 새로운 프로그램은 해외 방문객의 현금·신용카드 사용을 대체할 새로운 혁신을 추가한다”고 말했다.
또 “이 프로그램은 가상화폐를 활용한 직접 결제 시스템이 아니고 단순히 밧화 환전을 용이하게 해줄 뿐”이어서 이 사업이 독특하고 세계적으로 이런 종류의 첫 프로젝트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금 세탁 방지를 위해 55만 밧(약 2천350만원)까지만 환전할 수 있도록 하고 사용 한도도 주요 가맹점의 경우 1인당 50만 밧(약 2천140만원), 소형 가맹점은 5만 밧(약 214만원)으로 각각 제한한다.
태국 정부는 매년 태국을 찾는 약 3천500만명의 관광객 지출이 이 프로그램으로 약 10% 증가하면 총 1천750억 밧(약 7조4천8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국의 주요 산업인 관광산업은 연초 중국인 관광객들이 미얀마 등지의 대규모 사기 작업장으로 납치된 사건 여파로 부진을 겪고 있다.
상반기에 중국인 관광객이 약 33% 줄면서 연초부터 지난 10일까지 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2천20만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6.9% 감소했다.
이에 따라 태국 당국은 올해 외국인 관광객 유입 전망치를 당초 3천700만 명에서 3천300만 명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 최고치였던 2019년의 3천990만명보다 약 17% 적은 것이다.